나이듦에대하여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름 없는 잔 나이가 든다고 용기가 줄어드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대신 하지 않아도 될 이유가 정교해진다. 예전에는 무엇이 될지 몰라서 해보는 일이 많았다. 낯선 곳에 가고, 마음이 가는 사람을 만나고, 별것 아닌 제안을 붙들고 며칠씩 들떠 있기도 했다. 결과보다 그다음이 궁금했던 시절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굳이’라는 말이 생활 안으로 자주 들어왔다. 굳이 만나야 할까. 굳이 여기까지 해야 할까. 굳이 이 말을 꺼내야 할까. 대단한 상처를 입어서라기보다, 시작한 뒤에 따라오는 것들을 조금씩 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예상은 여전히 틀리고 사람의 일은 여전히 알 수 없지만, 한 번 데었던 곳에 손을 가져갈 때 예전과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어떤 것은 손에 들지 않은 채 오래 둔다. 그것이 겁인지 분..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