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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함께 보내는 법 사랑스러운 예삐가 왔다. 좋은 일로 온 것은 아니다. 지인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예삐는 그분이 이뻐하던 강아지다. 장례를 치르는 며칠 동안 예삐는 우리 집에서 지내게 되었다. 누군가는 마지막 인사를 준비하고, 예삐는 이유도 모른 채 잠시 다른 집으로 왔다. 첫날 밤, 예삐는 어떻게든 내 몸 한 군데를 붙이고 자려 했다. 발끝에 닿아 있다가 다리 쪽으로 올라오고, 밀어 놓으면 또 슬금슬금 다가왔다. 아침에 눈을 뜨니 예삐는 침대 한가운데 세상 편하게 자고 있었고, 나는 알파벳 S처럼 구부러져 있었다. 나는 남의 집 개 이름을 잘 바꾼다. 며칠만 같이 있으면 어느새 내가 부르는 다른 이름이 생긴다. 이번에는 그러지 못했다. 예삐는 귀가 들리지 않는다. 이름을 불러도 모른다. 손을 흔들고, 엄지를 세우고, ..
강 조금이라도 일굴 만한 흙이 있다면 발코니 재배상자에서라도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이 있다. 나같이 벌레가 싫어 일상에 적극적으로 자연을 들이지 않는 사람도 숲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지고, 파도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머리가 복잡하거나 불면에 시달리면 자연을 향한 본능적 애정으로 두리번거리다 창 밖을 한참 바라본다. 영화 ‘인테스텔라’에서 블랙홀로 빠져 시공간에 갇힌 주인공의 딸 책장 뒤처럼 상상속에서만 그리던, 존재하지만 갈 수 없는 곳에 나는 와 있다. 그런 설레임 속에서 도심 속 강의 상류를 바라보았다. 아침마다 친숙하게 마주할 수 있는 햇빛처럼 그 자리에 그렇게 있었겠지만 나에겐 예술가가 그려놓은 새로운 세상 속 풍경이었다. 무엇이든 꿈꿀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행복한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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