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커피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그런 아침 삼일째 비가 온다. 잠들기 전에도 들었고, 새벽에 눈을 떴을 때도 들었다. 밤을 건너온 소리다. 오래 기다린 비라 창밖을 보지 않아도 좋다. 이틀 동안 나를 붙잡고 흔들던 두통이 조금 물러났다.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고, 어제까지 머리 한쪽을 제 것처럼 차지하고 있던 것이 조금 뒤로 갔다. 비가 오고, 머리는 덜 아프고, 어딘가 논은 젖고 있을 것이다. 비를 기다린 건 나였는데 막상 비가 오니 먼저 떠오르는 건 땅이다. 별 관계도 없는 것들이 한꺼번에 괜찮아진 아침이다. 이상하게 조건이 갖춰졌다는 생각이 든다. 무슨 조건인지는 모르겠다. 약속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디를 떠나기로 한 것도 아니고, 오래 미뤄둔 일을 시작해야 하는 날도 아니다. 드래곤볼이라도 모으듯 필요한 것들이 하나씩 다 모인 느낌이다...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