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세이 (2) 썸네일형 리스트형 판본 참 몹쓸 음악이다. 밤 열두 시가 다 되어 간다. 하루가 끝나고 내일이 시작되기 직전, 겨우 일에서 풀려나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스피커에서 노래 하나가 흘러나온다. 들었는지 봤는지도 모르게 어느새 흥얼거리던 멜로디인데, 언제 어디서 주웠는지 나는 도무지 모르겠다. 그런데 입은 알고 있다. 마음이 먼저 안다. 솔직히 이런 음악이 가끔은 얄밉다. 음악을 좋아하고, 노래를 좋아하고, 그 감성에 홀딱 빠지는 것도 좋아하는 주제에, 이걸로 먹고사는 것들이 야속하달까. 그동안 나는 꽤 많이 달라졌는데 노래는 그 사정을 봐줄 생각이 없으니 말이다. 환경도 바뀌고, 상황도 바뀌고, 마음먹은 것까지 다 바뀌었는데, 몇 소절이면 나를 그 자리로 되돌려 놓는다. 그때의 나로, 그때의 표정으로. 돌아가고 싶은 건 .. 멸종위기사랑 인간은 원래 떠돌던 종이었다. 계절을 따라, 먹이를 따라. 오래 머무르면 죽었다.그 인간을 멈춰 세운 건 불이었다.불이 생긴 뒤, 인간은 밤에도 한 장소에 남았다. 어두워지면 돌아왔고, 작은 불 주변으로 모여 앉았다. 거기서 기다림이 생겼다. 아직 오지 않은 사람을 걱정하는 마음, 돌아온 얼굴을 보고 안도하는 감각.누군가를 기다리기 위해 돌아오고, 같은 얼굴을 반복해서 보기 위해 한 장소에 머무는 것. 어쩌면 사랑은 그때 시작된 본능이지 않을까. 멸종위기사랑을 들으며 이상하게 그 장면이 보였다. 노래는 사랑을 이야기하는데 자꾸 인간의 오래된 밤이 떠올랐다.가사에 이런 말이 나온다. 한 사람당 하나의 사랑이 있었다고.그 순간 사랑이 감정이 아니라 자원처럼 느껴졌다. 누구에게나 단 하나만 주어진 불씨. 잘못..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