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왼쪽으로 넘어간 것들 읽을 책을 적어두는 목록이 있다. 그 안에 있던 한 권을 선물받았다. 『그랬다고 적었다』.내가 걸어가던 방향으로 길이 한 칸 더 깔린 기분이었다. 그 마음까지 펼쳐보지는 않고 그냥 읽었다. 오랜만의 종이책이었다. 밤이 깊어지자 글자가 가라앉았다. 패드는 스스로 빛나는데 종이는 그러지 못한다. 등을 하나 더 켰다. 글자가 돌아왔다. 책이 빛을 달라고 했고, 나는 그 부탁이 싫지 않았다. 얇은 책이라 금세 읽혔다. 오른손에 쥔 두께가 한 장씩 왼손으로 옮겨갔다. 전자책은 이런 걸 알려주지 않는다. 지나온 만큼이 손바닥 아래에 쌓였다.그런데 생각은 가지런히 넘어가지 않았다. 처음 걸린 건 '나'였다.'진짜 나답게'라는 말이 사방에 붙은 시대에, 김애란작가는 나를 더 짙게 하자고 하지 않는다. 묽게 하자고 한다..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