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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북극항로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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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극항로의 관문

 

기후 변화로 북극 해빙이 가속되면서 북극항로(Northern Sea Route)가 새로운 전략적 해상로로 부상하고 있다. 아시아-유럽 간 최단 경로인 수에즈 운하를 대체할 수 있는 북극항로는 기존 남방 항로 대비 운송 거리를 약 40% 단축할 수 있어 물류 혁신이 기대된다. 실제로 20259월 중국 컨테이너선이 닝보항을 출발해 북극항로로 영국에 도착하는 첫 상업 운항을 성공하며, 수에즈 경유시 약 40일 걸릴 거리를 20일만에 주파한 사례도 나왔다. 이처럼 북극항로는 운송 시간·비용 절감과 함께 중동 정세나 수에즈 운하 사고 등 기존 해상망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완화할 대체 루트로 주목받는다.

 

 

1) 강대국들의 경쟁 구도

북극항로의 전략적 가치 상승으로 미국, 러시아, 중국, 유럽 등 여러 강대국이 복잡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는 북극권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국가로, 북극항로를 자국 경제의 돌파구이자 안보 자산으로 삼고 있다. 2030년까지 에너지·물류·조선 통합 발전계획을 추진하며, 북극해 일부를 사실상 자국 영해로 간주해 자국 선박 우선 통제권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 군사적으로도 북극 기지 현대화와 핵잠수함 전력의 2/3를 콜라반도에 배치하는 등 북극을 핵심 군사 요충지로 강화하고 있어, 장차 북극이 세계에서 핵전력이 가장 밀집된 지역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은 그간 소극적이었지만, 러시아·중국의 북극 진출이 가속되자 북극항로를 국제수역으로 규정하며 항행의 자유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북극 해역에서 영향력 확보를 위해 2029년까지 극지 전략 쇄빙선(Polar Security Cutter) 6척을 도입하고, 알래스카 놈(Nome)에 첫 북극권 심해항을 건설하는 등 쇄빙능력과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또한 그린란드 영사관 재개설, 노르웨이 트롬쇠 진출 등 외교 거점을 늘려 북극 규범·질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한편 중국은 자국을 준북극국으로 선언하며 북극항로를 글로벌 공급망의 새로운 축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2018년 북극 정책 백서를 통해 극지 실크로드구상을 제시, 러시아와 야말 LNG 개발 등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북극해 운항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중국의 북극항로 시범 운항은 향후 전기차·배터리 등 고부가가치 화물의 신속 운송으로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유럽의 북극 연안국(노르웨이, 핀란드 등)은 북극항로를 친환경 해운과 기술 혁신의 테스트베드로 활용 중이다. 특히 핀란드는 세계 쇄빙선 설계의 80%, 건조의 60%를 담당하며 북극 선박기술을 선도하고 있고, 노르웨이는 북극이사회 의장국으로서 그린 항로(Green Shipping Corridor) 구축 등에 앞장서고 있다.

 

 

2) 기후 변화와 항로 개방성 논쟁

지구온난화로 북극 해빙 기간이 늘어나고 두께가 얇아지면서 북극항로의 연중 운항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과거에는 1년 중 여름철 2~3개월만 운항이 가능했으나 최근 해빙 감소로 4~5개월까지 늘었다는 보고가 있다. 일부 낙관론자는 2030년경에는 기술 발달과 기후 변화로 사실상 계절 제한 없이 항해할 수도 있다고 보지만, 여전히 겨울철 두꺼운 얼음으로 상시 운항에는 제약이 크다는 현실적인 지적이 많다. 실제 북극항로 운항을 위해선 선박이 얼음 속에서 멈추지 않고 움직일 수 있도록 높은 선체 내빙설계와 강력한 쇄빙선 호위가 필수적이다

러시아 등 북극 연안국들은 세계 최강의 원자력 쇄빙선을 포함한 전용 선단을 운영하며 항로를 유지하지만, 일반 상선의 경우 예측하기 어려운 해빙 조건과 혹독한 기상으로 고가의 특수선박과 보험료 부담이 뒤따른다. 또한 북극해는 환경 사고 발생 시 대응이 어렵고, 기름유·블랙카본 사용 규제 등 환경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여서 향후 상용화의 변수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불안정 속에 물류망 다각화와 에너지 안보를 위해 북극항로를 반드시 확보하려는 국제적 움직임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각국은 경쟁과 협력을 교차하며 북극에서 자원 확보, 해상 통제권 주도, 신해상로 선점을 위한 치열한 전략 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북극항로는 단순히 얼어붙은 바닷길이 아니라, 21세기 해양 패권과 기후변화 대응의 교차점으로서 전 세계의 이목을 끄는 이슈가 되었다.

 

 

3) 대한민국의 북극항로 대응 정책과 전략

이재명 정부 들어 대한민국의 북극항로 대응은 이전 정부들과 분명히 다른 단계로 들어섰다. 북극항로를 언젠가 열릴지도 모르는 가능성이 아니라, 기후 변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만들어낸 현실적 전략 공간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상징이 바로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이다. 해수부의 부산 이전은 단순한 행정기관 이전이 아니라, 해운·항만·조선·물류 정책을 수도의 책상 위가 아니라 실제 바다와 산업 현장 가까이에서 결정하겠다는 구조적 전환을 의미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부산을 단순한 항만 도시가 아니라 북극항로를 포함한 글로벌 해양 전략의 컨트롤타워로 재편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 변화 속에서 정부의 북극항로 전략은 세 가지 방향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첫째. 시범운항과 데이터 축적이다.

정부는 북극항로를 단번에 상업화하겠다는 접근을 피하고, 부산을 출발점으로 하는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통해 실제 운항 조건, 비용 구조, 보험 문제, 선박 사양, 계절별 위험 요소를 하나씩 검증하고 있다. 이는 북극항로를 둘러싼 과도한 낙관론이나 정치적 수사를 걷어내고, 정책을 실증과 숫자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신호다.

둘째. 산업 연계 전략이다.

정부는 북극항로를 단순한 해운 루트가 아니라 조선, 에너지, 친환경 연료, 자율운항 기술을 묶는 산업 플랫폼으로 보고 있다. 특히 LNG·친환경 연료 기반 선박, 극지 운항에 특화된 선박 기술, 디지털·자율운항 시스템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명확히 설정하고, 이를 통해 북극항로가 실제로 열리든 그렇지 않든 한국 산업이 손해 보지 않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셋째. 지역 중심 전략이다.

해수부 부산 이전을 기점으로 부산·울산·경남을 하나의 해양산업 권역으로 묶어, 항만은 부산, 에너지·조선·중공업은 울산과 경남이 담당하는 역할 분담형 해양수도권 구상이 정책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요컨대, 지금의 대한민국 북극항로 정책은 북극에 배를 띄울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단순한 질문을 넘어서, 북극항로를 둘러싼 세계 질서 변화 속에서 한국이 어떤 산업과 도시 구조를 선택할 것인가라는 문제로 이동했다. 해수부의 부산 이전은 그 선택을 실행 단계로 끌어내린 첫 조치이고, 시범운항과 산업 연계 정책은 그 선택이 허상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려는 과정이다. 아직 북극항로는 완성된 항로가 아니지만, 대한민국의 정책은 분명히 말한다. “항로가 완성되기를 기다리지 않고, 항로가 열릴 때 가장 준비된 나라가 되겠다.” 지금 한국의 북극항로 전략은 바로 그 지점에 서 있다.

 

 

4) 울산의 현재 및 미래 역할

첫째, 울산의 현재

울산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항으로, 막대한 물동량과 에너지 인프라를 갖춘 도시다. 울산항 배후에는 거대한 정유·석유화학 콤플렉스(온산국가산단 등)와 완성차 공장들이 밀집해 있어, 항만이 스스로 끊임없이 화물을 만들어내는 자체 물류 생성 능력이 탁월하다. 마치 대형 물류센터 옆에 공장이 모여 있는 형국으로, 원유·가스 등 원자재를 수입하여 배후단지에서 가공·소비하고 다시 제품을 수출하는 산업지원 항만의 기능을 수행해왔다. 이러한 탄탄한 산업 기반 덕분에 울산은 북극항로 시대에 최적의 베이스캠프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울산항은 짐만 싣고 떠나는 곳이 아니라 배를 만들고, 화물을 채우고, 연료까지 공급하는 토탈 서비스 항만으로서 북극항로의 완벽한 거점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즉 울산은 조선·물류·에너지 기능이 집약돼, 북극항로에 필요한 거의 모든 가치사슬을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도시인 것이다.

LNG 운송 허브와 에너지 거점: 울산은 국내 LNG 물동량 1위 항만이자 46개의 액체화물 전용 부두를 갖춘 에너지 물류 허브다. 현재도 중동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들여오는 원유와 가스를 저장·정제·유통하는 시설이 잘 갖춰져 있으며, 이는 장차 북극산() 에너지를 처리하는 기반으로 활용될 수 있다. 북극권에는 세계 매장자원의 20%에 달하는 석유·천연가스·희토류 등이 묻혀 있어 향후 대규모 개발이 예상되는데, 울산은 이러한 북극 자원의 아시아 관문 역할을 할 잠재력이 크다. 예를 들어 러시아 북극해 연안에서 생산된 원유·LNG를 울산항의 탱크터미널로 들여와 저장·가공한 후 한국 및 주변국에 공급하거나, 선박 연료로 재급유(bunkering)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다. 실제 해양수산부는 울산항을 북극 에너지 물류 거점항으로 육성하기 위한 개발계획을 수립하였으며, 북극에서 생산된 석유·가스를 저장·운송·벙커링할 수 있는 신규 인프라를 확충할 예정이다. 이는 북극항로가 열릴 경우 러시아산 에너지를 중국이 독점적으로 흡수하는 현상을 완화하고, 국내 정유·화학업계에 저렴한 원료 공급선을 확보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현재 한국의 석유화학·철강 기업들은 값싼 러시아 자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과 원가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향후 울산이 북극 자원을 신속하고 저렴하게 들여올 수만 있다면 동남권 산업 전반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둘째. 쇄빙선 건조 능력과 조선산업

울산은 세계 최대의 조선소 중 하나인 HD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조선 도시이기도 하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 울산의 조선사는 이미 쇄빙선과 내빙선 기술력을 상당 수준 보유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우리 조선업계는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의 쇄빙 LNG(Arc7)을 성공적으로 건조했고, 이러한 경험을 통해 북극 전용 선박에 대한 높은 신뢰를 얻었다. 울산의 조선소들은 LNG 추진선, 이중선체 강화 등 친환경·극지 특수선 분야에서도 세계 선두권을 다투고 있어, 북극항로 시대에 늘어날 쇄빙 컨테이너선과 내빙 화물선 수요를 선점할 수 있다. 최근 HD현대중공업은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과의 합병을 통해 특수선 연구·설계 역량을 한데 모으기로 했는데, 이는 바로 극지 전용선과 쇄빙 기술 개발에 집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울산의 조선기자재 업체들도 극한 환경에 견디는 추진 장치, 선박용 극지 항법장비 등 극지 해양기술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즉 울산은 배를 만드는 기술 면에서 북극항로의 든든한 후방 지원기지 역할을 수행하고, 국내 조선산업의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는 데 핵심 거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친환경 연료 공급 및 항만 서비스

북극항로 활성화는 울산항의 친환경 항만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북극 환경 보호를 위해 앞으로 북극해를 항행하는 선박에는 LNG, 저유황유,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만 사용하도록 국제 규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마침 울산항은 동북아 최대의 LNG 벙커링(Bunkering) 기지로서, 이미 2019년부터 액화천연가스 연료공급설비를 갖추고 선박에 친환경 연료를 공급해왔다. 또한 최근에는 메탄올 및 암모니아 벙커링을 위한 부두 설비와 저장시설을 확충하는 등 탄소중립 해운 수요에 적극 대비하고 있다. 울산신항 개발 역시 이러한 친환경 항만 비전을 담고 있다. 울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울산신항 북항 지구는 2040년까지 총 36천억 원을 투자해 단계적으로 완공되며, 이 과정에서 LNG 등 청정연료 공급 인프라와 대형 탱크터미널을 구축해 글로벌 에너지 허브를 지향하고 있다. 이는 기후변화로 예상보다 이른 시기(기존 예측보다 10년 앞당겨) 북극항로가 열릴 것에 대비한 선제 투자다. 향후 이 시설들이 완비되면 울산항은 단순히 선박에 연료를 보급하는 것을 넘어, 북극산 원유·가스를 정제·재수출하는 동북아 액체화물 거점항만으로 도약할 수 있다. 또 울산항은 이미 해양수산부로부터 스마트 그린항만 시범사업지로 선정되어, 항만운영의 디지털화·친환경화를 추진 중이다. 이는 혹독한 북극 조건에서 원격·자율운항 기술을 지원하고, 배출가스 규제를 준수하는 친환경 항만 운영 모델을 만들어 향후 북극권 항만들과의 국제 협력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5) 울산의 북극항로 중심도시 도약을 위한 실행방안

울산이 북극항로 시대의 중심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존 강점을 극대화하고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는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다음과 같은 구체적 실행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첫째. 항만 인프라 확충 및 거점항만 전략

울산항을 북극항로 특화 거점항만으로 육성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를 가속화해야 한다. 예정된 울산신항 개발 사업에 북극항로 대비 시설을 적극 반영하여, 대형 탱크터미널, 냉열 저장창고, 내빙 부두 등을 조성한다. 정부 차원에서 울산항을 북극 해양물류 거점으로 공식 지정하고 예산·정책 지원을 집중함으로써, 향후 북극산 에너지·광물의 집결지로 만들 필요가 있다. 이미 해수부와 울산시는 울산항에 북극 석유·LNG를 저장·재분배하고 벙커링할 시설 계획을 세웠으므로, 이를 차질 없이 추진하여 동북아의 북극 물류 베이스캠프로서 입지를 선점해야 한다.

둘째. 친환경 기술 선도 및 탄소중립 연계

기후변화 대응과 해운 탈탄소화 흐름에 맞춰 울산을 친환경 북극해운의 선도 도시로 만들 전략이 필요하다. 울산이 강점을 가진 수소경제를 북극항로와 접목해, 향후 암모니아·수소연료 추진선박 기술 개발과 공급 인프라 구축을 주도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울산의 수소산업 혁신기지(부유식 해상풍력-그린수소 생산 등)를 통해 생산된 청정연료를 북극항로 선박에 공급함으로써 탄소중립 항로의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또한 울산에 소재한 조선소와 연구기관이 협력하여 차세대 쇄빙선과 극지 운항선박의 친환경 설계 기술을 선점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미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이 소형모듈원전(SMR) 선박 적용 기술을 개발 중인데, 이러한 혁신 기술을 북극항로 선박에 접목하면 장기간 멈추지 않는 안전 운항과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해사기구의 북극해 연료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울산은 친환경 연료 공급과 녹색선박 기술에서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는 도시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셋째. 전문 인력 양성과 연구·교육 인프라

북극항로 시대를 뒷받침할 전문 인력과 지식 기반을 울산에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국내에 북극항로 운항 경험을 갖춘 선원과 극지 물류 전문가는 극히 드물고, IMOPolar Code에 따른 특별교육을 이수한 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울산시와 교육기관이 협력하여 극지 해양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나 울산대학교에 극지공학·해운 관련 학과·과정을 개설하는 방안을 추진할 만하다. 이를 통해 쇄빙선 승무원, 극지 항해사, 북극 환경전문가 등을 체계적으로 배출하면 북극항로 인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더불어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해 울산에 북극항로 혁신센터”(가칭) 설립도 고려할 수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나 극지연구소(KOPRI)와 연계하여, 북극 해빙 예측, 항로 최적화, 극지 안전운항 기술 등을 연구하는 산··연 허브를 울산에 조성하면 정책 수립과 산업 발전을 지식적으로 뒷받침하게 될 것이다. 현재 울산시는 산하 울산연구원에 북극항로 연계사업 로드맵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전문가 TF를 구성하여 지역 차원의 전략을 수립 중인데, 향후 이 TF를 상설 조직화하여 지역 북극항로 컨트롤타워로 발전시키는 것도 한 방안이다.

넷째. 국제 협력 및 외교적 지원

북극항로의 완전한 개척을 위해서는 국제사회와의 협력이 필수이므로, 울산이 국제 협력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울산항만공사(UPA)와 러시아 북극 연안 항만들(블라디보스토크, 무르만스크 등) 간 자매항 협정을 추진하여, 정보 공유와 상호 기항 지원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또 노르웨이, 핀란드 등 쇄빙선 강국의 항만·연구기관과 MOU를 맺어 기술 교류와 공동 프로젝트(: 친환경 쇄빙선 개발, 북극 해상사고 대응훈련)를 시행하면 좋을 것이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 옵서버국 지위를 활용해 우리 기업과 도시들의 참여 기회를 늘리고, 미국·러시아 사이에서 외교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실리 추구형 협력을 전개해야 한다. 특히 러시아가 자국 영해라 주장하는 북극항로 구간의 통항권과 관련해서는, 제재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외교 채널을 통해 협의하고 명확한 이용조건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울산시는 이러한 국가 정책 방향에 맞춰, 북극권 국제회의 및 박람회에 대표단을 파견하고, 국내 개최되는 북극협력주간 등의 행사에서 울산의 역할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외적으로는 울산을 코리아 북극 비즈니스 허브로 브랜드화하고, 대내적으로는 지역 주민과 기업들의 인식을 높여 사회적 공감대 속에 북극항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부산·경남과 연계한 지역 전략

마지막으로 울산이 북극항로 중심지로 성장하려면 인근 부산, 경남과 상생 협력 전략을 펼쳐 동남권 메가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부산항은 환적컨테이너 물류 중심, 울산항은 에너지·원자재 처리 중심, 경남(거제 등)은 조선·기자재 기술 중심으로 분업해 북극경제벨트를 구축하는 구상을 제안하고 있다. 실제로 부산은 세계적 규모의 신항만을 확장하며 해운물류 플랫폼 기능을 강화 중이고, 해양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 등 해양 신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경남(거제·창원)은 글로벌 수준의 조선·해양플랜트 산업과 수리조선 인프라를 보유하여 극지 특화 선박 건조·수리에 기여할 수 있다. 울산은 이들과 역할을 조율하여 동남권 공동의 북극항로 생태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울경 지자체와 항만당국이 참여하는 동해안권 북극항로 협의체를 구성해, 정기적인 정보 공유와 공동 대응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한 광역 차원에서 인프라 투자와 정책을 연계하면 예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부산 신항과 울산 신항을 철도로 연결하는 환동해권 물류망을 구축하면, 북극항로를 통해 울산에 들어온 에너지원·자원이 부산을 거쳐 국내외로 신속히 분배될 수 있다. 반대로 부산으로 들어온 북극 해운 컨테이너 화물은 울산 배후산단으로 운송되어 고부가가치 제조로 이어지는 선순환 모델도 가능하다. 이처럼 부산-울산-경남의 북극 삼각체제가 구축되면, 동남권 전체가 북극항로 시대의 최대 수혜지로 떠오르며 국익도 극대화될 것이다.

 

 

요컨대, 북극항로는 단순한 한때의 유행이나 먼 나라 일이 아니다.

왜 중요한가?

그것은 기후위기가 열어버린 새로운 바닷길이자, 우리가 처한 지정학적 위험을 완충할 대체 물류 루트이기 때문이다.

왜 울산인가?

울산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조선·항만·산업단지·에너지 허브가 모두 결합된 도시로서, 북극항로 시대에 그 잠재력을 활짝 펼칠 최적지이기 때문이다. 북극항로를 둘러싼 국제 정세는 녹록지 않지만, 치밀한 전략과 선제적 투자로 대비한다면 울산은 한반도의 산업수도를 넘어 북극해의 관문 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지역사회가 한마음으로 준비를 갖춰나간다면, 머지않아 울산항에 북극발 선단들이 입항하여 새로운 번영의 막을 열게 될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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