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2) 썸네일형 리스트형 비움 계절이 바뀌고 옷을 정리할 때면 버려도 버려도 버릴 옷이 꼭 나온다. 이건 2년간 한 번도 입지 않은 옷이고, 이건 이제 목이 다 늘어지고 작아졌다. 한번 산 볼펜은 끝까지 쓴다. 무언가를 잃어버리는 일이 적고 싫증나는 법이 없다. 물건을 사기 전에는 어디에 넣을지가 먼저 고민된다. 물건이 나와 있거나, 같은 물건이 쌓여 있으면 마음이 불편하다. 확인하고 처리한 이메일과 문자는 삭제해야 되고, 그건 컴퓨터 바탕 화면도 마찬가지다. 내가 가진 물건이 무엇이고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고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 뭐든 넘치는 건 부담스럽다. 심지어 인간관계까지도. 이런 내가 참 까탈스럽다고 생각되었는데, 나를 지칭하는 말을 찾았다. 미니멀리스트. 다행이다. 심지어 이제는 단순한 삶이 칭찬받기도 하고, 미니멀라이프,.. 나의 동굴 ‘오늘의 커피’가 하루의 중요 이벤트인 나는 혼자 갈 때와 둘 이상이 함께일 때의 카페를 구분하는 나는 자주 가는 카페가 생겼다. 번화가에 있어 어디로든 이동하기 좋고, 번화가에 있지만 잘 드러나지 않아 북적이지 않는다. 프랜차이즈라 커피 맛이 일정하고, 프리 쿠폰까지 남은 개수를 위해 적립하고, 등급 올리는 재미도 있다. 번듯한 주차장이 있고, 노트북을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이곳에서 나는 항상 같은 자리에 앉아 스크린 속에 스크린이 있는 듯한 창 밖을 바라보며 목격자의 독특한 특권을 누리기도 하고, 종종 벅차게 느껴지는 연결감을 느끼다 뜻밖에 만남에 몰입하기도 한다. 빗속에 나름의 박자, 와이퍼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차들도 다 목적이 있진 않을 거라고 위로를 해보고 꽁양꽁양 사랑 찾아가는 차들에게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