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기억 (1) 썸네일형 리스트형 홋카이도에서 홋카이도에서 무릎까지 차오른 습기 없는 눈에 해가 비치면 세상이 애니메이션처럼 보인다. 한 뼘 간격으로 보석 같은 결정이 반짝거리고, 그 반짝임이 눈앞 공기에서도 느껴진다. 눈은 땅에만 쌓여 있는 게 아니라, 시선과 숨 사이에도 떠 있다. 시선을 조금 멀리 보내면 반사된 햇살에 새하얀 언덕이 드러나고, 어린 시절 TV 속에서만 보던 뽀로로 마을에 와 있음을 그제야 알게 된다. 현실인데, 기억처럼 보인다. 밟아본다. 교과서처럼 뽀드득 거린다. 발을 떼고 다시 내린다. 뽀드득. 같은 자리에 다시 발을 올려도 소리는 늘 조금씩 다르다. 눈이 계속 내리는 중인데도 발바닥 아래에서는 매번 새로운 저항이 느껴진다. 눌린 눈과 눌리지 않은 눈이 층을 만들고, 그 위에 내가 한 장 더 얹힌다. 눈 벽에 파묻혀 넓었던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