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 (75) 썸네일형 리스트형 북극항로 뭐지? 기후 변화로 북극 해빙이 가속되면서 북극항로(Northern Sea Route)가 새로운 전략적 해상로로 부상하고 있다. 아시아-유럽 간 최단 경로인 수에즈 운하를 대체할 수 있는 북극항로는 기존 남방 항로 대비 운송 거리를 약 40% 단축할 수 있어 물류 혁신이 기대된다. 실제로 2025년 9월 중국 컨테이너선이 닝보항을 출발해 북극항로로 영국에 도착하는 첫 상업 운항을 성공하며, 수에즈 경유시 약 40일 걸릴 거리를 20일만에 주파한 사례도 나왔다. 이처럼 북극항로는 운송 시간·비용 절감과 함께 중동 정세나 수에즈 운하 사고 등 기존 해상망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완화할 대체 루트로 주목받는다. 1) 강대국들의 경쟁 구도북극항로의 전략적 가치 상승으로 미국, 러시아, 중국, 유럽 등 여러 강대국이 복잡.. 긍정의 기원 나는 본래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사람이 아니었다. 작은 일에도 마음이 먼저 반응했고, 상황보다 감정이 앞섰다. 문제가 생기면 해결보다 상상이 먼저였고, 그 상상은 대개 최악의 방향으로 흘렀다. 그래서 세상은 늘 조금 과장되어 느껴졌다. 별일 아닌 것도 크게 다가왔고, 사소한 균열이 금방 전체를 흔들었다. 사람들은 그걸 예민하다고 불렀지만, 나는 그냥 그렇게 태어났다고 생각했다. 떠다니는 쪽의 인간. 엠블란스 소리를 처음 의식하게 된 것도 그 무렵이다. 새벽을 가르는 사이렌은 필요 이상으로 마음을 건드렸다. 잠을 깨우는 소리이면서 동시에, 어딘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신호 같았다. 괜히 창밖을 보게 만들고, 알 필요 없는 상상을 불러왔다. 그런데 누군가는 그 소리를 두고 “사람 살리는 소리”라고.. 개늑시, 인간의 얼굴 오랜만에 여유로운 출근길. 느긋한 아침 식사를 하며 본 '개늑시'.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말은 원래 해 질 녘의 애매한 순간을 가리킨다. 빛과 어둠이 겹치고, 익숙한 것이 낯설어지는 시간. 나는 그 프로그램을 보며 그 말이 개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는 걸 자주 느낀다. 오히려 이 시간이 인간의 부족함을 더 잘 드러내는 것 같다. 프로그램 속 사연들 중 많은 경우는 비극이라기보다 방치에 가깝다. 조금만 관찰했으면, 조금만 공부했으면, 조금만 시간을 썼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이야기들. 사람들은 개를 문제라고 말하지만, 화면을 보면서 나는 자꾸 다른 것이 보인다. 환경을 설계하지 않은 인간, 자기 감정을 관리하지 못한 인간, 선택의 무게를 가볍게 여긴 인간. 개는 거의 문제가 없다. 그들은 개 종의 특성.. 숨지 않는 사람들 생방송으로 진행된 업무보고를 보면서 묘한 감정이 들었다. 정치적 입장의 문제가 아니었다. 일의 태도에 대한 감정이었다. 화면 안에서 질문이 질문답게 오갔다. 답변이 미리 준비된 문장처럼 매끄럽지 않았다. 생각의 흔적이 말 사이로 튀어나왔고, 숫자를 찾느라 잠깐 멈칫하기도 했다. 이해되지 않는 대목은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이 부분은 어떻게 된 겁니까?" 물음이 계속 이어졌고, 답하는 쪽도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했다. 그 솔직함이 화면을 통해 그대로 전달되는 순간, 오랜만에 '일하는 현장'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보고를 받는 쪽도, 하는 쪽도 서로를 피하지 않았다. 아니, 피할 수 없었다. 생방송이라는 형식은 사실 쌍방에게 불리하다. 질문하는 쪽도 실수할 수 있고, 답하는 쪽도 준비 안 된 모습이.. 의사결정은 합리적인가 카페에서 메뉴를 고를 때가 있다. 아메리카노, 라떼, 에스프레소. 논리적으로 따지자면 가격, 칼로리, 카페인 함량을 비교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난번 마셨던 것, 지금 기분, 눈에 먼저 들어온 것으로 정한다. 그런데 실제 삶에서 사람들이 결정하는 방식을 보면, 제한된 합리성이라는 말조차 다소 친절하게 느껴진다. 친구는 6개월 동안 강아지를 키울지 고민했다. 노트에 장단점을 적었다. 키우고 싶은 이유는 열여덟 가지, 망설여지는 이유는 스물세 가지였다. 만날 때마다 같은 말을 했다. "키우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 그러다 주말에 보호소를 찾았다. 한 마리가 다가와 손을 핥고 눈을 마주쳤다. 3초였다. 6개월의 고민이 그 순간 정리되었다. 고민한다는 것과 결정을 미룬다는 것은 다르다. 친구의 노트에 적.. 말 않던 시간 먼저 연락하는 쪽은 대체로 정해져 있다. 답장이 늦어도 괜찮은 사람이 있고, 늦으면 마음이 먼저 무거워지는 사람이 있다. 같은 관계 안에 있어도 누군가는 더 자주 생각하고, 누군가는 더 늦게 반응한다. 관계는 처음부터 같은 무게로 놓이지 않는다. 이 불균형은 낯설지 않다. 대부분의 관계는 약간 기운 채로 시작한다. 공평한 출발은 오히려 예외에 가깝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의 기울어짐을 문제 삼지 않는다. 성향의 차이라고 넘기고, 시간이 지나면 익숙함이라는 말로 덮는다. 문제는 각도가 고정될 때 시작된다. 관계가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순간은 기울어짐이 생겼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각도가 시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을 때다. 역할이 굳어진 관계는 사람의 중심을 조금씩 흔든다. 항상 먼저 연락하는 사람, 늘 이해.. 겹쳐 흐르는 시간 한 그루에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다 들었다.멀리서 내려다보며 다가서니연두, 초록, 노랑, 빨강이그라데이션처럼 번져간다. 가지 끝 붉은 것은 십일월의마지막 고집을 품고,중심부 노란 것은 시월의체념을 받아들였다.그 사이의 초록은칠월의 기억을 더듬고,맨 꼭대기 연두는사월의 떨림을 아직 간직했다. 언제부턴가 하나의 계절 안에온전히 머물 수 없게 되었다.봄이 끝나기 전에 여름이 오고,가을이 오기 전에 겨울이 왔다. 이 나무는혼란스러운 것이 아니라정직한 것인지도 모른다. 몸 안에 모든 시간을 품고어느 것도 숨기지 않는 존재. 은행잎 노란 카펫 위를 걷는데목덜미는 차갑고햇살은 따스하다.이것이 십일월이라는부정확한 이름. 우리는 이제계절을 묻지 않는다. 문틈의 기척 머릿속에는 문이 많다.서로에게 기대어 미세하게 뒤틀린 문들.어디에도 완전히 닿지 못한 상태로바람이 스치면 제각기 다른 떨림을 흘린다. 문 하나에 손끝이 닿으면가장 먼 문이 먼저 숨을 고르고,열리지도 닫히지도 않은 기척이내 안쪽으로 번져온다.생각은 나에게서 시작되는 듯하다가도틈의 어둠이 먼저 나를 읽어낼 때가 있다. 반쯤 열린 사이로빛과 어둠이 서로의 가장자리를 잡아당기며 흐른다.그 흐름이 어디로 닿는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이오히려 나를 잠시 평온하게 비워놓는다. 나는 그 경계를 넘지 않는다.넘고 싶은 욕망이 없어서가 아니라,아직 방향을 다 말하고 싶지 않아서.문틈에서 흘러나오는 숨을 듣는 동안내 쪽에서도 아주 미세한 떨림이그 틈에 닿는다. 가끔 마주치는 사람들이 있다.문 앞에 서지 않는 사람들.복도를 걷.. 이전 1 2 3 4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