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이 무너지는 순간
오늘 아침, 한 남자가 전쟁의 경과를 보고했다. 핵심 전략 목표가 거의 완수되었다고 했다. 해군은 소멸되었고, 미사일 생산 능력은 파괴되었으며, 곧 끝날 것이라고 했다. 그 직전에 그는 휴전을 거부했다. 상대를 완전히 소멸시키고 있는 중에 휴전은 하지 않는다, 는 것이 이유였다. 그 문장은 논리적으로 완결되어 있었다. 바로 그것이 문제였다. 전쟁은 항상 설명과 함께 온다. 역사적 맥락, 안보 논리, 동맹 구조, 에너지 이권. 설명이 정교할수록 죽음은 점점 더 납득 가능한 것처럼 다루어진다. 그 납득의 과정이, 사실은 가장 위험한 일이다. 작전명이 붙고, 목표가 번호를 달고, 진척률이 백분율로 환산되는 순간, 전쟁은 프로젝트가 된다. 프로젝트에는 비극이 없다. 지연과 초과 비용만 있을 뿐이다. 나는 전쟁을..
태블릿 앞에 선 사장님
배달앱이 없던 시절, 동네 식당 계산대 옆에는 그냥 전화기가 놓여 있었다.그 전화는 주문을 받고, 배달을 부르고, 가끔은 단골과 수다를 나누는 창구였다.삐걱거리는 수화기 너머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었다. 사장님은 새벽에 시장에 나가 재료를 사고, 낮에는 불 앞에 서 있었고, 밤에는 정산을 했다.고단했지만 분명한 것이 있었다. 그 장사는 자기 손 안에 있었다.손님도, 배달도, 계산도, 책임도 모두 자신의 몫이었다. 지금 계산대에는 전화기 대신 태블릿이 놓여 있다.알림음이 끊임없이 울린다. 주문은 많아졌다.그러나 사장님의 표정은 예전보다 가볍지 않다. 매출은 늘었는데 손에 남는 돈은 비슷하거나 줄었다고 한다.재료비와 인건비는 그대로인데, 매출의 상당 부분이 자동으로 가게 밖으로 빠져나간다.중개수수료, 결제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