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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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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1 (2022. 12.) 두꺼운 외투를 걸치고 후쿠오카를 처음 방문한 것은 작년 12말. 나는 한 해의 마무리를 후쿠오카에서 했다. 못키리 스타일을 경험하고픈 큰 뜻을 품고. 후쿠오카 공항에서 내려 캐리어를 끌고 숙소로 걸어가는 길에 첫 끼니로 오코노미야끼를 시켜 두고 생맥주를 마셨다. 토리아에즈나마비루! (일단 생맥주!) 일본 드라마에서만 보던 일단 생맥주! 흉내 내었는데, 살짝 땀을 흘린 상태에서 생맥주의 목 넘김이란...... 아직 후쿠오카를 둘러보지도 않았지만, 정말 ‘오길 잘했다’란 만족감이 들었다. 유명 관광지도 좋지만, 현지의 공기를 더 느껴보고 싶어 숙소 근처 골목들을 빠른 걸음으로 훑고 다녔다. 그러다 눈에 띈 오레노다이도코로(내부엌)라는 간판. 도무지 안을 알 수 없는 작은 이자카야 앞에서 두어 걸음을 앞뒤로 ..
가을 들녘이 아름다운 안동 물돌이 마을 유교의 본고장 안동에 갔다. 정확히는 안동 하회마을을 보러 갔다.. 안동으로 내려가는 길에 있는 도산서원에 먼저 들렸다.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을 기리기 위해 선조 7년 지방유림의 공의로 도산서당(陶山書堂)의 뒤편에 창건하여 위패를 모셨는데, 1575년 선조로부터 우리가 아는 그 떡 써는 어머니 이야기의 한석봉이 쓴 ‘陶山(도산)’이라는 편액을 받았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가을 따라 조금 걸어 올라가면 강 건너 섬처럼 보이는 언덕 위에 시사단이 보인다. 정조가 이황의 학문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여기 근처에서 과거 시험을 치렀는데,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비석을 세운 비석단이다. 안동댐을 만들면서 단을 10m 높이로 쌓아서 건물과 비석을 옮겨 왔는데, 꼭 나 홀로 섬이 있는 것 같다. 서원에 도착하여 제자들..
땅과 사람의 이야기 토지, 하동 토지, 태백산맥, 화개장터,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나와 비슷한 시기에 고등학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마음속에 지리산이 있을 것이다. 가보진 않았지만 왠지 민족정기가 흐르고, 삶을 살아가는 사람.. 그러니까 민중인 사람이 있는 그 곳. 고향도 아닌데 향수를 자극하는 곳, 지리산. 여름을 마지막을 장식하는 곳 하동 쌍계사 계곡에 발을 담그러 다녀왔다. 대학 때처럼 지리산을 오를 자신은 없고, 그저 쌍계사까지 슬슬 걷기와 쌍계사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면 좋겠다 싶어 긴긴 시간 차를 몰았다. 쌍계사 계곡은 단연 내가 본 계곡 중 가장 큰 계곡이다. 근 바위와 돌들이 깊은 산 바로 밑 계곡임을 말해주지만 크기는 계곡이 아니라 강이다. 계곡에 들어가기는 벌써 추워서 물놀이를 하는 가족은 안 보이고, 발을 조금 담그..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경북은 강원도와 붙어 있어서 그런지 은근 깊은 산과 온천이 많다. 주말에 호랑이가 나올 것 같은 깊은 산속 산장에서 하루를 묶었다. 쭉 뻣은 고속도로를 빠져나오니 금방 시골의 이면도로가 나오고, 곧 흙길이 나왔다. 차가 올라갈 수 있나 싶을 정도의 가파른 길을 계속 올랐다. 망망대해에 점 하나 찍어 놓은 듯한 위치. 네비게이션을 믿고 계속 달렸다. 앞 뒤 사방이 다 산이다. 깊이 들어온 모양이다. 산장 앞에 주차 공간이 있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간헐적으로 비가 날린다. 주차를 하고, 들어가니 찻집이 있다. 아무리 봐도 차를 팔고 돈을 받을 분위기는 아니다. 산 모양 그대로 산장을 지으셨는지 산장의 집들을 연결한 길들이 가파르다. 짐을 풀고 좁은 마당으로 향했다. 마당에는 돌을 깎아 만든 바둑판과 돌 의..
바다를 걷는다 삼척해상케이블카 강릉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삼척에 들렀다. 몇 년 전 바닷바람을 맞으며 레일바이크를 시원하게 탔던 기억으로 다시 들렀는데, 그 새 해상케이블카가 생겼다. 세상에! 시작부터 끝까지 쭉 바다 위를 달린다니 꼭 타봐야겠다. 케이블카 주차장에는 마을 어르신으로 보이는 노인 두 분이 주차 안내를 하고 계셨다. 이 폭염에 덥지도 않으신지 활짝 웃으며 맞아주신다. 표를 끊고 안으로 들어가니 색색으로 대기선이 바닥에 그려져 있다. 그 선을 따라 줄줄 엘리베이터와 계단으로 3층까지 올라갔다. 다행히 대기 줄이 그리 길지 않았다. 대기하는 곳의 풍경도 좋다. 에어컨 바람 아래 20분 정도 기다려 케이블카에 탑승했다. 사방이 심지어 바닥까지 유리로 되어 있는 케이블카가 탑승객을 기다린다. ‘와.... 바다...’ 어디로 눈을..
뇌가 쉬는 곳 강릉 ‘나가자, 나가.’ 찌는 더위로 에어컨 아래 실내에만 있다가, 나의 구석기 뇌가 더 이상 견디질 못했다. 어디로? 미리 비행기 표도 숙소도 알아보지 않았다. 그럼, 내손내운. 내 손으로 내가 운전해서 간다. 강릉으로 필시 산이라 시원하리라. 안목항 커피는 향기로울 것이고, 푸른 바다는 해방감을 주겠지. 7번 국도를 타고 천천히 강릉을 향했다. 역시 동해다. 잠시 들른 망양 휴게소마저 시원하게 뻥 뚫려있다. 여기서 멈춰 하룻밤 쉬며 바다만 바라봐도 올 여름휴가는 완벽했다고 말할 듯. 긴 시간 운전으로 지친 무릎과 어깨를 살살 달래가며 안목항을 뺑뺑 돌아 주차를 했다. 강릉에 왔으니 당연히 커피콩빵과 함께 커피를 마셔줘야지. 대한민국에서는 맛없는 커피 찾기가 더 힘들겠지만 그래도 일부러 골라골라 카페 블렌딩..
나만 알고 싶은 방콕의 불교사원 왓 라차낫다람 현대적인 수완나품 공항을 나오자마자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의 여유로운 미소가 나를 반겼다. ’아, 역시나 전 세계인의 배낭 여행지. 휴양의 천국‘이란 말이 절로 나왔다. 며칠 머물다 보면 합장을 하고 허리를 굽히고 있는 나를 발견하듯 이곳 사람들은 연신 두 손을 모으고 ”싸와디캅“ 인사를 한다. 친절한 사람들. 평화, 이해, 협력을 중시 여긴다는 이곳 사람들의 겸손해 보이는 표정이 은혜롭다. 세계 곳곳에서 들어오는 여행객들을 태국은 따뜻한 미소와 수많은 방법으로 맞이하고 있었다. 불교의 나라답게 여행자와 현지인이 욕심 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어 항상 안정적이고 안전하게 느껴졌고, 불안감이 없었다. 방콕의 첫날은 배고픔과 늦은 도착이다. 먹거리를 찾다가 한 선택은 그랩. 싱가포르에 기반한 차량 공유..
씬 짜오! 반미샌드위치와 커피, 그리고 오토바이의 도시 하노이 Xin Chao. 진한 커피와 반미샌드위치, 고수향 가득한 쌀국수 무서운 오토바이 떼의 경적 소리와 젊은이들 하루에도 몇 번씩 내리는 비와 3모작이 가능한 기후 하노이는 내가 상상한 그대로의 여름 도시였다. 머무는 5일간 2번이나 찾아간 시장 안 철판요릿집은 노부부가 운영했는데, 저녁 시간에는 아들 부부와 귀여운 손자들이 와서 일을 도왔다. 철판요리집이라고 사실 거창한 음식점이 아니라 앞에서 재료를 선택하면 바로 구워 먹는 노점 겸 술집이다. 호기롭게 주문해서 안주를 받아 드니 술은 맥주밖에 없었다. 첫 날은 파는 대로 먹었지만, 마지막날 갔을 땐 슬쩍 소주를 보여주니 먹어도 된다고 해 주셨다. 고마워서 꼬맹이 손자들에게 한국식으로 용돈도 좀 주고, 10마디쯤 아는 모든 베트남어를 동원해서 고마움을 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