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고 습한 우리의 여름과 날씨가 비슷한 일본은 여름 여행 장소로는 별로 추천을 받지 못한다. 볕 뜨거운 여름에도 잔소리가 있어야 겨우 바르는 썬블럭을 챙겨 들고, 늦은 봄 오키나와를 다녀왔다.
오키나와는 일본안에서도 본토와는 다른 역사를 지닌 섬나라다. 우리 역사 속에서도 여러번 단독으로 등장하는 곳이고, 일본에 정복당한 후 가장 치열한 태평양 전쟁의 장소가 된 곳이다.
지리적으로 동중국해와 태평양 사이에 위치하며 특히 긴장감이 감도는 대만의 옆이라 군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으로, 크기와, 인구, 인구밀도까지 울산과 비슷한 이 섬나라의 첫인상은 일본이되 무언가가 다른 일본이다.
야밤에 태국 공항에 도착해본 사람이라면 느꼈을 이질적인 공기처럼 마치 진이 빠져나갈 듯한 습함이 우리를 맞이한다.
피부의 끈적함을 오키나와소바, 오리온생맥주로 해소하고 걸어본다.
많은 프로팀들이 과연 겨울전지훈련 장소로 선택할 만한 따뜻한 아열대 기후에다가, 돌출 보다 벽화 간판이 많음에 태풍과 바람에 대비한 섬의 생활방식도 느껴진다.
독립왕국의 류큐왕조 시절의 역사와 그 독립국가의 지향점, 일본 사쓰마번에 침략에 의한 일본제국, 태평양전쟁 이후의 미군정, 다시 일본의 오키나와현까지의 역사가 류큐왕국의 류큐어, 슈리성, 전통극 쿠미오도리, 전통복장 우치나스가이, 가라테의 원조 오키나와테, 수호동물 시사, 전통악기 산신. 미군기지, 아메리칸 빌리지로 뒤섞여 있다.
카운터와 별도의 좌석이 있는 이자카야와 일본 본토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갓길 주차 그리고 서슴없이 표현되는 정치적 성향에서 본토와 다른 일본이 느껴진다.
일본 만화에서 종종 심한 사투리와 거침없는 행동으로 표현되는 오키나와 사나이가 읽혀지는 자연이다.
그리고 보니 슬램덩크의 송태섭도 오키나와가 고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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