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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천박한 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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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때 나는 당선 사실 그 자체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조롱이며 우리나라가 여전히 후진국형 권력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극의 증거라 생각했다.

그렇지 않은가? 중학생 토론 주제로 자주 등장하는 RE100도 모르는 무식함과 손바닥 , 틱이 의심되는 도리도리, 아침 드라마를 보는 듯한 후보 부인의 사과 영상.

그래서 윤설열 개인은 비호감이지만 찍던 당 그대로, ‘이번엔 정권을 뺏길 수 없어라고 생각하는 그 청백전의 방식대로 투표하여 유권자의 주권행사방식을 고민했을 정도였다.

아니.. 대의까지는 아니라도 나 개인에게 분명 불이익을 줄 것 같은 사람에게 투표를 하다니... 바보 아니야?’ 하고 말이다.

 

처음부터 무엇을 하겠다가 아니라, ‘무엇을 안하겠다.’가 공약인 자. 후보 시절 밑도 끝도 없이 SNS에 이미지로 올린 여가부 폐지는 그 부서를 어떻게 개혁하거나 바꾸거나 기능을 축소하거나가 아니라... 심지어 그 후에 그에 대한 토론이나 질의응답도 없이 가 아닌 안전하게 증오할 수 있는 대상을 던져준 채 어퍼컷 몇 번 날리고, 공정(이라고 쓰고, 나의 손해를 예방하겠다라고 읽는) 이미지를 사용하여 그는, 아니 그를 영입한 그들은 당선되었다.

 

항상 외부영입으로 이미지 세탁을 하고 정권을 잡았던 그들도 이번에는 무능, 소통부재, 무식에 놀라지 않았을까? 아니면 속으로는 하고 싶었던 천박한 작태를 숨김없이 할 수 있어서 좋았을까?

 

그들의 민낯은 김건희라는 인물로 드러냈다. 주가조작, 학력 위조, 논문 표절, 비선 실세 의혹 등 수많은 문제들이 제기되었지만, 그 어떤 사안도 제대로 된 해명이나 책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정권은 이를 숨기고 감싸기 위해 권력을 남용하였고, 언론을 겁박하며, 수사를 무력화시켰다. 스스로를 엘리트고 사회 지도층이라고 믿고 있었을 그들은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숨기고 윽박질렀다.

작년까지 난 우리나라가 70년대 필리핀.. 그러니까 독재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와 그 부인인 이멜다 마르코스의 필리핀이 아닌지 의심할 정도였다. 이멜다의 수천 켤레 구두, 보석, 드레스 부동산.. 부끄럼없이 가짜, 혹은 진짜 6000만원 짜리 목걸이를 걸고 정상회의를 사교계 데뷔하듯 나서는 김건희는 누구의 얼굴인가?

 

작년 계엄이 선포되었을 때 나는 윤건희의 부정부패가 도덕적 일탈이 아니라, 권력과 법 앞의 평등이라는 헌법 정신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른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부패와 무능, 독선과 권력 사유화를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고, 그 분노는 제도적 심판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지금은 당시의 계엄선포가 진정한 문제는 권력자 개인이 아니라, 그런 권력을 가능하게 한 정치 문화와 이를 비호하는 극우 세력에 있다.

극우라고 말해야 하는지 고민까지 되는 그들은 민주주의 선진국이라 자부하던 대한민국에 치욕을 안겼다. 국제사회 앞에서 후진국의 수치를 느껴야 했고, 권력자들은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권력과 사익을 뒤섞은 채 나라를 망가뜨렸다. 그들의 태도는 민망할 정도로 경박했다. 국정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품격과 책임의식은 찾아볼 수 없었고, 오히려 권력을 하나의 ''처럼 소비하며 국민을 기만했다.

 

더욱 끔찍한 것은,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일부 극우 세력과 특정 정당이 여전히 이 권력을 옹호하고 있다는 점이다.

요즘 통일교니 목걸이니 오빠 장모집의 열쇠 달린 캐리어니 하는 뉴스와 왜 스피커를 안겨주는지 이해도 안되는 전한길의 면접 발언들을 보면 지금 보수라고 하는 정당은 대한민국이야 망하든 말든 보수의 품격이나 자신들 당의 영속성 따위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저 나 하다 다음 총선에, 지방선거에 자리 보전하고.. 그러려면 공천만 받으면 나를 반드시 뽑아주는 그 지역에 공천되는 것. 그러니까 현재 당의 공천권을 가지 자에게 충성 경쟁을 하는게 가장 중요하겠다. 이들에게 국가란 도구일 뿐이고, 국민은 그 권력의 방패막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인 비판과 감시는 좌파 선동으로 낙인찍히고, 반성 없는 권력은 날로 뻔뻔해진다.

 

민주주의는 한 번의 탄핵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 이후에도, 반성과 단절, 구조의 혁신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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