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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음지에 꽃무릇이 보인다.
진한 홍색의 꽃이 9월, 추석 무렵임을 알려준다.
내가 좋아하는 계절이 오고 있음을.
꽃무릇이 군집을 이루기 시작하면
늘 다니던 길도 황록색 느티나무의 유혹을 받게 되고
밝고 가벼운 옷들도
느티나무처럼 깊은 색을 입고 싶어진다.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한 그 날도
하동의 동행과 쌍계사 꽃무릇의 기약도 떠오른다.
이런 날은
유지해 오던 마음의 기준이 낮아져
결심과 다른 생각도 행동도 하게 된다.
이럴 때 누군가
꽃대만 올라와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무릇처럼
“괜찮다”라고 말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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