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에세이

(2)
말이 증거가 되는 관계 언어의 민감함은 장마 전의 날씨를 닮았다. 아직 아무것도 내리지 않았는데 몸이 먼저 안다. 공기가 무거워지고, 셔츠가 등에 붙고, 사람들은 저마다 하늘을 한 번씩 올려다본다. 어떤 관계에서 나는 그 날씨를 먼저 감지하는 사람이었다. 농담 하나, 늦은 답장 하나, 말끝에 붙은 조사 하나에서 습기를 읽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이미 불쾌한, 그런 계절이 관계 안에 먼저 도착해 있었다. 처음의 길은 곧았다. 넓지 않아도 충분했고 빠르지 않아도 닿았다. 그 길이 어느 해부터 포장을 잃었다. 자갈이 생기고, 굽이가 생기고, 나중에는 산길이 되었다. 길이 험해진 것인지 내 걸음이 조심스러워진 것인지 지금도 정확히는 모른다. 다만 그때부터 나는 말을 오래 만지기 시작했다. 이 말은 건너도 되는가. 이 침묵은..
말을 걸어오는 노래 음악 없는 삶이 가능할까? 우리는 카페, 식당 등 수많은 음악 속에 살아간다. 음악은 늘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 두 달이 넘는 동안 일부러 음악을 듣지 않았다. 이석증으로 귀 주변이 빙빙거려 아주 작은 소리에도 예민해졌다. 어떤 작은 소리도 불편해서 애써 소리를 피했다. 음악을 듣지 않으니 욕심껏 구매한 종류별 이어폰도 자연방전 상태다. 일과 관련하여 연락처를 주고받은 분이 카톡 친구로 떴다. 카카오스토리에 함께 듣고 싶은 음악이 뜨고, 그 분이 만들어 놓은 플레이리스트도 있다. 살짝 들여다 봤다. 어느 정도 나이가 짐작되는 노래 제목들이 보인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운전을 시작했다. 두 달 만에 처음으로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 차를 멈추고 한참을 들었다.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노래가 있다. 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