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가볼만한곳 (2) 썸네일형 리스트형 사람이 없어서 신불산 억새평원을 걸어 보겠다고 작정하고 나선 날, 내가 가장 오래 들여다본 것은 억새가 아니라 주차할 자리였다. 주차장 두 곳이 모두 가득했다. 올라가는 길에도 차가 줄지어 있었고, 내려오는 길도 사정은 같았다. 한 자리라도 비면 세울 생각이었지만 그런 자리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새벽에 출발해야 하나. 가을이면 능선마다 억새가 펼쳐진다는 신불산. 억새를 보러 온 사람이 많다는 건 알았지만 그들이 타고 온 자동차까지 헤아리게 될 줄은 몰랐다. 결국 차를 돌렸다. 집으로 가기엔 아쉬웠다. 억새를 보려고 나선 길인데 아직 한 포기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때 태화강의 억새밭이 떠올랐다. 명촌억새군락지. 이름은 알아도 가 본 적은 없는 곳이었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했다. 도착해서도 억새밭으로 드는 .. 가장 완벽한 환영 팸플릿을 처음 받아 들었을 때, 표지에서 손이 멈췄다. 한 노인이 액자 속 아기에게 손을 내미는 장면이었는데, 닿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본능처럼 손이 먼저 움직이고 있었다. 시간의 앞과 뒤를 한 화면에 담아놓은 것 같았다. 건널 수 없는 경계가 분명히 있는데도 사람은 자꾸 그 거리를 잊는다. 어쩌면 환영이란 눈을 속이는 기술이 아니라, 닿지 않는 것을 향해 손을 내밀게 만드는 어떤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가까이 다가가면 얼굴은 사라지고 점만 남는데, 몇 걸음 물러서는 순간 흩어졌던 것들이 다시 하나의 얼굴이 되고 눈빛이 된다. 작품은 가만히 있는데 움직이는 것은 늘 관람객이었다. 그림을 감상했다기보다, 그림과 거리를 협상하는 시간이었다. 요즘은 주름 하나에 쉽게 놀라지 않는다. AI가 몇 초 만에 만..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