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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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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 일을 전혀 하지 않는, 아니 일상의 게으른 자극만으로 신경물질을 뿜어내며 시간을 보내던 나의 뇌는 어둠 속 소음이 잦아들면 조금씩 일을 했다. 다음 날, 그다음 날 리듬의 깨어짐을 알면서. 마음의 단어들이 많이 나왔다. 조각의 기억들을 정리하고 최대한 심플하게 구겨진 생각들을 다림질했다. 생각 행동 마음의 다 다른 영역들타고난 기질이 각기 다르고 상황에 따라 드는 여러 욕구.자신을 표현하거나 타인과 대화할 때의 수긍. 때론 기준이 달라 옳고 그름이 없는 감정에 부끄럽거나 수치심이 들기도 한다.감정을 생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노력. 덜 화내고 오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감정적인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한 노력. 무심코 사용하는 어휘들 그러나 결국 행동은 달라야 한다는 말들. 결국 나는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관계맺기 초등학교 시절(사실은 국민학교) 나는 제법 친구가 많은 학생이었다. 그땐 지금과 달리 한 학급에 학생이 50명 가까이 되어서 나와 성향이 맞는 친구를 찾을 경우의 수도 높았고, 공부를 잘하기만 해도 기본 존중을 받는 시절이었다. 모든 남학생들은 점심시간에 축구를 하거나 야외에서 뛰어놀아야 “정상” 범주였고, 국민들이 다 함께 보는 드라마, 다 같이 부르는 유행가가 있어서 따로 대화의 소재를 찾는다던가 나의 특이성을 표현해야 한다던가 혹은 요즘 핫한 게 어떤 건지 알기 위해 SNS를 열심히 해야 하는 부담도 없었다. 오히려 다양한 취미나 취향, 마이너한 성향은 무시당하기 일쑤. 그저 채널 4개밖에 없는 TV에서 요즘 방송되고 있는 게 뭔지만 알고 있으면 문화적 동질성에서 뒤처지지 않았고, 같은 반이기만 하..
소통의 수단인가 오해의 장벽인가... 언어 “이건 아까랑 좀 틀리네요?” 아.. 또.. 유독 다르다와 틀리다의 잘못된 사용이 귀에 거슬린다. 어릴 때부터 정확한 언어사용, 혹은 낱말의 어원, 표현이 귀에 잘 들렸다. 예를 들어 쉬운 말로 개선된 자동심장충격기의 경우도 원래 이름인 제세동기가 세동을 제거한다는 말 뜻 그대로이기 때문에 내 기억에는 더 잘 남았다. 요즘 귀에 맴도는 말은 어렵다/힘들다 공부는 확실히 힘들다. 진도는 공부를 할 수준을 맞추면 되니 어렵진 않지만 힘들다. 그러니까 힘들다가 바른 표현이 맞다. 또 생각하게 되는 표현은 “괜찮아요” 다. 스팸성 광고 전화를 받으면 “괜찮습니다”라고 거절을 하고 끊는데, 사실 ‘괜찮다’라는 말은 거절의 표현이 아닌데, 거절로 사용하니 참 어색하다. 나의 경우는 말을 말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