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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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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기원 나는 본래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사람이 아니었다. 작은 일에도 마음이 먼저 반응했고, 상황보다 감정이 앞섰다. 문제가 생기면 해결보다 상상이 먼저였고, 그 상상은 대개 최악의 방향으로 흘렀다. 그래서 세상은 늘 조금 과장되어 느껴졌다. 별일 아닌 것도 크게 다가왔고, 사소한 균열이 금방 전체를 흔들었다. 사람들은 그걸 예민하다고 불렀지만, 나는 그냥 그렇게 태어났다고 생각했다. 떠다니는 쪽의 인간. 엠블란스 소리를 처음 의식하게 된 것도 그 무렵이다. 새벽을 가르는 사이렌은 필요 이상으로 마음을 건드렸다. 잠을 깨우는 소리이면서 동시에, 어딘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신호 같았다. 괜히 창밖을 보게 만들고, 알 필요 없는 상상을 불러왔다. 그런데 누군가는 그 소리를 두고 “사람 살리는 소리”라고..
개늑시, 인간의 얼굴 오랜만에 여유로운 출근길. 느긋한 아침 식사를 하며 본 '개늑시'.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말은 원래 해 질 녘의 애매한 순간을 가리킨다. 빛과 어둠이 겹치고, 익숙한 것이 낯설어지는 시간. 나는 그 프로그램을 보며 그 말이 개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는 걸 자주 느낀다. 오히려 이 시간이 인간의 부족함을 더 잘 드러내는 것 같다. 프로그램 속 사연들 중 많은 경우는 비극이라기보다 방치에 가깝다. 조금만 관찰했으면, 조금만 공부했으면, 조금만 시간을 썼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이야기들. 사람들은 개를 문제라고 말하지만, 화면을 보면서 나는 자꾸 다른 것이 보인다. 환경을 설계하지 않은 인간, 자기 감정을 관리하지 못한 인간, 선택의 무게를 가볍게 여긴 인간. 개는 거의 문제가 없다. 그들은 개 종의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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