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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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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함께 보내는 법 사랑스러운 예삐가 왔다. 좋은 일로 온 것은 아니다. 지인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예삐는 그분이 이뻐하던 강아지다. 장례를 치르는 며칠 동안 예삐는 우리 집에서 지내게 되었다. 누군가는 마지막 인사를 준비하고, 예삐는 이유도 모른 채 잠시 다른 집으로 왔다. 첫날 밤, 예삐는 어떻게든 내 몸 한 군데를 붙이고 자려 했다. 발끝에 닿아 있다가 다리 쪽으로 올라오고, 밀어 놓으면 또 슬금슬금 다가왔다. 아침에 눈을 뜨니 예삐는 침대 한가운데 세상 편하게 자고 있었고, 나는 알파벳 S처럼 구부러져 있었다. 나는 남의 집 개 이름을 잘 바꾼다. 며칠만 같이 있으면 어느새 내가 부르는 다른 이름이 생긴다. 이번에는 그러지 못했다. 예삐는 귀가 들리지 않는다. 이름을 불러도 모른다. 손을 흔들고, 엄지를 세우고, ..
긍정의 기원 나는 본래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사람이 아니었다. 작은 일에도 마음이 먼저 반응했고, 상황보다 감정이 앞섰다. 문제가 생기면 해결보다 상상이 먼저였고, 그 상상은 대개 최악의 방향으로 흘렀다. 그래서 세상은 늘 조금 과장되어 느껴졌다. 별일 아닌 것도 크게 다가왔고, 사소한 균열이 금방 전체를 흔들었다. 사람들은 그걸 예민하다고 불렀지만, 나는 그냥 그렇게 태어났다고 생각했다. 떠다니는 쪽의 인간. 엠블란스 소리를 처음 의식하게 된 것도 그 무렵이다. 새벽을 가르는 사이렌은 필요 이상으로 마음을 건드렸다. 잠을 깨우는 소리이면서 동시에, 어딘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신호 같았다. 괜히 창밖을 보게 만들고, 알 필요 없는 상상을 불러왔다. 그런데 누군가는 그 소리를 두고 “사람 살리는 소리”라고..
개늑시, 인간의 얼굴 오랜만에 여유로운 출근길. 느긋한 아침 식사를 하며 본 '개늑시'.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말은 원래 해 질 녘의 애매한 순간을 가리킨다. 빛과 어둠이 겹치고, 익숙한 것이 낯설어지는 시간. 나는 그 프로그램을 보며 그 말이 개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는 걸 자주 느낀다. 오히려 이 시간이 인간의 부족함을 더 잘 드러내는 것 같다. 프로그램 속 사연들 중 많은 경우는 비극이라기보다 방치에 가깝다. 조금만 관찰했으면, 조금만 공부했으면, 조금만 시간을 썼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이야기들. 사람들은 개를 문제라고 말하지만, 화면을 보면서 나는 자꾸 다른 것이 보인다. 환경을 설계하지 않은 인간, 자기 감정을 관리하지 못한 인간, 선택의 무게를 가볍게 여긴 인간. 개는 거의 문제가 없다. 그들은 개 종의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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