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똥별이 떨어진다면? 그렇다, 당연히 소원을 빌어야 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그 소원 빌기가 주제인 영화이다.
간절하게 빌 소원이 있는 형제와 친구들은 대단히 빠른 기차인 신칸센 열차의 개통소식과 함께 그 신칸센 열차 2대가 마주쳐 지나가는 순간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하고 그 에너지가 발생하는 장소에서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아이들은 열차가 마주쳐 지나가는 곳, 즉 소원을 빌 장소와 시간을 알아내고 그곳에 가기 위한 여비를 마련하고 수업을 빼먹는 등 여행을 위한 제법 귀여운 계획을 세워 실천한다.
기차가 마주쳐 지나가는 곳에서 소원을 빈다고?
커다란 보름달이나 별똥별처럼 초자연적인 존재도 아니고 기차에다가?
일본 사람들은 기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길래?
일본에서 기차는 영화, 애니메이션, 문학의 소재로도 자주 등장하고, 한적한 시골에서든 도시에서든 느낌 있는 독특한 철도 건널목을 마주할 수 있다.
박학다식형, 여행자형, 수집가형, 미식가형, 연구형 등 다양한 방식의 철도 마니아를 만날 수 있고, 철도역에서 판매하는 에키벤은 지역 특산품을 맛볼 수 있다고 특별하게 여겨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신칸센이 개통하면서 홍보용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홍보라는 목적이 전혀 생각나지 않을 만큼 기차에 대한 호기심과 동심을 자극하는 작품성 있는 영화였다.
1964년 도쿄 올림픽을 대비하여 만들어진 신칸센은 일본 경제 부흥의 상징으로서 세계 최초의 고속철도 시스템이다.
기존 철도와는 다른 새로운 개념으로 단순히 빠른 열차가 아니라 정시 발착과 무사고를 위한 운용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세계 철도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신칸센과 함께 일본 철도의 역사는 국가의 근대화와 발전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 19세기 후반 열차의 시작부터 오늘날 볼 수 있는 고도로 발달되고, 광범위한 네트워크에 이르기까지 일본 철도는 일본의 교통 시스템과 국민의 인식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기차는 일본 전역으로 확장됨에 따라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직장과 학교 통근은 물론 레저 여행의 필수 요소가 됐으며, 철도의 접근성은 시골 지역과 도심을 연결하여 도시와 지역 경제의 성장에 기여했다.
신칸센(초고속 열차)의 도입은 일본에서 기차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더욱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 놀라운 속도와 안전성을 갖춘 도카이도 신칸센의 데뷔는 국가적 자부심과 기술력을 심어주었고 신칸센 네트워크가 확장되어 주요 도시 간 고속 여행을 제공하여, 일본인들에겐 기차는 속도, 효율성 및 현대성과 동의어가 되었다.
일본인들에게 기차는 단순한 운송 수단이 아닌 그들의 문화 중 일부가 되었다. 즉 그들에게 기차는 개인적 성장 및 삶의 전환의 상징이자 많은 사람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중요한 삶의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이다.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에 나오는 아이들의 소원은 무엇이고 그 기적은 일어났을까? 사실 영화에서는 아이들이 소원을 말하고 마무리되며 소원이 이루어지는 장면이 나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소원을 빌러 가는 과정에서 자판기 밑에서 동전을 줍는다던가, 꾀병을 눈감아주는 선생님, 하룻밤을 재워준 노부부 등 아이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작은 기적들이 신칸센 소원 빌기 여행의 추억과 따뜻함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