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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성공한 덕후

요즘 CBS 라디오 이강민의 잡지사를 듣는 재미가 즐겁다.

잡지사에는 그야말로 잡다한 지식.

잡지처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나와서 얇고도 넓은 지식을 재미있게 알려주고 있는데, 내가 전혀 관심이 없고, 생각지도 않았던 분야도 어찌나 재미있게 접근시켜 주는지 표현하는 능력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미 재미있는 강의로 잘 알려진 역사 스토리텔러 박광일 작가나 과학 분야 곽재식 작가, 썬킴처럼 유머도 있고 내용 전달도 잘하는 고정패널들도 있고, 특집처럼 일정 횟수를 나오는 미술 분야 전시해설가, 비비탄을 줍던 밀리터리 덕후에서 국방전문으로 성공한 기자, 포켓몬 카드 대신 세상 모든 곤충을 모으고 싶었다던 곤충 만화를 그리는 작가, 음식이 좋아서 기자에서 요리사로 직업을 바꾼 셰프까지 다양한 분야의 덕후가 나온다.

 

가끔 유튜브로 보자면

시종일관 열정 가득한 미소를 얼굴에 장착하고 다소 빠른 말투로 최대한 많은 내용을 전달하려고 하는 패널들의 표정과 태도에서 자기 분야를 얼마나 좋아하는지가 느껴진다.

 

무기의 세계가 이렇게 발달해 왔어요, 지구상에는 이렇게 신기한 곤충이 많답니다. 백악기 시대의 동물 흔적이 신기하지 않나요? 이 작가는 이 세상의 혼돈을 이런 식으로 표현했어요. 우리가 알고 있는 후추는 사실 주류가 아니었답니다.“

 

크게 관심 없었던 과학, 미술 분야까지 궁금증이 생기는 것을 보면 그분들은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표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부러운 성공한 덕후들 같으니라고.

 

내가 표현하고 싶은 바를 표현하는 능력.

그것이 말이든, 노래든, 기타실력이든, 운동능력이든, 미술이든, 글쓰기든

제일 잘하는 게 아니라 내가 표현하고 싶은 바를 표현하는 능력.

 

그 분야에서 제일 잘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면 AI를 사용해서 기타는 누구, 드럼은 누구, 베이스는 누구, 보컬은 누구.. 하며 밴드를 만드는 식으로 하면 되겠지만,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오아시스의 메인 보컬 리암 갤러거가 확실히 노래를 잘하지만, 가끔 작곡을 한 노엘 갤러거가 노래를 부르면 .. 오아시스가 말하고자 하는 게 이거였구나.“ 라고 느껴진다.

 

최고로 잘하는 것까지 아니라, 나를 표현하는 것 정도의 능력

나는 무엇으로 나를 표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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