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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제법 깊은 공허함

복잡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공허함

내 삶의 무언가를 잃어버렸음이 분명하다.

무언가가 없어졌다.

 

목표, 가치...

 

공허와 마주하고 짧지 않은 기싸움을 하다가 이젠 동거 중이다.

잡고 있던 손을 놓고 공백 속에 돌발성 난청 같은 침묵으로 남았다.

내 손에 꽉 쥐였다 아슬아슬 쥔 적이 없었던 것처럼

행여 오해라도 할까 이제야 말 하나 생각 하나도 조심히 조심히

 

나는 내가 잃어버린 것과 싸우고 있나

 

가졌던 행복이 기본값이 되어 삶의 축이 흔들린다.

 

그래도 오는 두근거림과 공허함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공허의 원인을 찾아 진단하고

내 삶의 작은 감사함을 하나하나 되새기며 말하고

취미를 찾아야지, 도전해야지,

최선을 다했어, 속도 차이일 뿐이였어 하며

변명 섞인 위로와 해결 방법을 찾아본다.

 

하지만 도돌이표처럼

빠져나가 생긴 가슴속 구멍은 크기를 알 순 없지만

공황처럼 나를 빨아들인다 좁은 어깨가 웅크려 들 만큼.

 

이젠 내가 잃은 것인지 나를 떠나가 버린 것이지 조차 알 수 없다.

 

CQD SOS 5525 6636 35.53N 129.30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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