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공허함
내 삶의 무언가를 잃어버렸음이 분명하다.
무언가가 없어졌다.
목표, 가치...
공허와 마주하고 짧지 않은 기싸움을 하다가 이젠 동거 중이다.
잡고 있던 손을 놓고 공백 속에 돌발성 난청 같은 침묵으로 남았다.
내 손에 꽉 쥐였다 아슬아슬 쥔 적이 없었던 것처럼
행여 오해라도 할까 이제야 말 하나 생각 하나도 조심히 조심히
나는 내가 잃어버린 것과 싸우고 있나
가졌던 행복이 기본값이 되어 삶의 축이 흔들린다.
그래도 오는 두근거림과 공허함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공허의 원인을 찾아 진단하고
내 삶의 작은 감사함을 하나하나 되새기며 말하고
취미를 찾아야지, 도전해야지,
최선을 다했어, 속도 차이일 뿐이였어 하며
변명 섞인 위로와 해결 방법을 찾아본다.
하지만 도돌이표처럼
빠져나가 생긴 가슴속 구멍은 크기를 알 순 없지만
공황처럼 나를 빨아들인다 좁은 어깨가 웅크려 들 만큼.
이젠 내가 잃은 것인지 나를 떠나가 버린 것이지 조차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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