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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사랑목

비밀의 화원.

아직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분명 멋지고 놀라운 걸 심어 둔. 그래서 물을 주고 봄이 오길 기다리면 드러나게 되는 비밀의 화원.

베일에 가려져 있던 화원이 10년 만에 열리면서 일어나는 이야기.

그런 화원이 나에게도 열렸다.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돋아나는 여린 잎들을 살피고.

숨 쉴 때마다 두리번거리면 찾게 되는 향기.

클래식한 편안함. 마법 같은 공간이 주는 행복.

 

두 아이가 서로의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고통을 이겨내며 서로를 치유하는 비밀의 화원처럼 텅 빈 나의 공간에 용기를 내어 은행목을 들여왔다.

식물은 먹는 것과 먹지 못하는 것으로 밖에 구별 못하던 나에게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화분도 사고, 마사토와 분토를 절반씩 섞여 분갈이도 했다.

사실 마사토를 섞여야 한다는 것도 검색을 통해 이번에 알았다.

은행목은 과습에 약하고, 햇빛을 좋아한다고 한다.

이것도 따로 검색을 하고 공부를 해서 알았다.

점점 꽃이 좋아져서 최대한 키우기 쉬운 것 중에서 벼르고 벼려 들여온 식물이지만, 사실 잘 키울 수 있을지 자신은 없다.

하지만 공부하고, 물과 햇빛을 조절하고, 바람을 보내 보련다.

눈길을 주련다.

 

살아있는 것이 마법이에요 마법은 내 안에 있어요. 마법은 우리 모두의 안에 있어요

은행목 하나로 화원이 된 거실에 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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