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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멈춤

인생에서 행동이, 움직임이 고스란히 결과물로 다가오는 부담스러운 나이가 되었다.
어떻게 해석하고 움직이냐에 따라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내 인생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내가 책임지고 통제한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할지에 따라 앞으로의 미래도 달라지겠지.
 
나는 술을 멈추기로 했다.
 
단골 이자카야에 키핑해 놓은 대병도 손님이 오지 않아 처분될 것이고,
친구가 보내 배를 타고 오고 있는 니혼슈도, 매달 한 병 프리빌리지 정기 구독 와인도 개봉하지 않고 보관되거나 지인들에게 돌아갈 것이고,
연말 모임에는 다양한 취객들을 실어 나르는 기사가 되겠지.
 
나는 기약 없이 술을 멈추기도 한다. 그저 멈추고 싶으면 어떠한 자리라도 몇 달을 마시지 않는다.
 
나는 나중에 이 순간을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고 회상할 수 있을까.
나 스스로 선고한 시한부의 삶처럼...
 
분명 나에게도 회노애락이 존재했다. 하지만 결심하는 순간이 왔을 때는 선택 또한 불가피하다.
이 과정을 무작정 뛰어넘는건 불가능하다. 고통의 단계를 지난 성장통의 단계를 겪을 때까지..
수년의 마음고생으로 다져진 내공 또한 있다. (이건 그냥 큰소리쳐보는 거다)
 
멈춤에 기한은 없다.
나는 결심을 입 밖에 낼 것이고 부끄러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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