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젊은 초등학교 선생님의 안타까움 죽음과 인기 웹툰 작가의 교사 고소.
난데없는 학생인권조례 공격에 오은영박사님 소환까지.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는 배타적 시선이 두렵다.
설마 뒤통수 정도는 귀엽다고 툭툭 쉽게 치고, 회초리와 출석부가 기본 세트인 폭력에 무감각한 시대로 돌아가려는 건 아니겠지만, 편 가르고 나쁜 놈을 만들어서 벌하면 일단 권선징악 정의가 실현된 듯 속 시원하겠지만, 그것이 정말 우리 공동체를 위한 옳은 방향인가?
(사실 이런 말을 할라치면 ‘너 잘났다.’ 류의, 너희 집에 데리고 가고, 니가 해라 식의 공격이 무섭기도 하다.)
공동체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인권은 결국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간적인 개념이다. 인권은 정해진 양이 있는 재화가 아니므로 당연히 다툼의 영역이 아니다. 학생의 인권이 올라가면 우리 공동체가 안전해지는 것이지 교사의 인권이 낮아지는 게 아니다.
회복적 생활교육에 대한 책을 읽었다.
회복적 생활교육이란 공동체의 원래 기능을 회복하자는 생활교육(생활지도) 방법이다.
공동체 본연의 힘, 공동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보통의 선한 구성원에게 초점을 맞추어 그들의 힘을 회복시키는 것에서 출발한다.
즉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문제를 일으키는 소수의 소위 문제아에 집중해서 처벌하고 격리하는 게 아니라, 그 문제에 관여된 모든 사람들 말하자면 공동체 모두가 모여 이야기 나누고 함께 해결하는 방식의 생활교육이다.
회복적 생활교육은 처음 공동체(학급)를 구성할 때부터 평화로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주인이 되어서 참여해야 한다. 공동의 생활규칙, 언어사용방법, 공동체의 공간 구성 등을 모두 둘러앉아 서클을 만들어 함께 정한다.
서클은 말 그대로 둥근 원이다. 공동체의 구성원이 빙 둘러앉아 누구나 동등하게 발언하고, 내 발언이 존중받으며 안전하게 말할 수 있는 장소이다. 따라서 구성원끼리 힘의 권력관계가 만들어지기 전에 ‘토킹스틱이 있는 사람만 말할 수 있다.’ 라던가, ‘여기서 하는 모든 대화는 비밀이다.’ 등 서클의 규칙을 정하고 모든 사람이 반드시 마지막 소감 등을 말하는 등 연습이 필요하다.
생활에서 불편했던 점 등을 모두 이야기해서 생활 규칙을 정하고, 감정을 나눔으로써 서로를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인식하고, 모두가 공동체의 주인임을 알게 하는 것이 회복적 생활교육이다.
공동체를 회복시키고 내가 우리 공동체의 주인임을 알게 한다는 대목에서 답이 보인다. 학생도 교사도 학부모도 교육청도 관리자도 모두 객체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공동체의 주인이다.
재화를 주고 서비스를 받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구성원이다.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