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과정에서 공식적 참여자뿐만 아니라 정부기관에 종사하지 않는 많은 세력들이 비공식적으로 참여하여 정책의 산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엘리트론은 정책과정에 참여하는 세력들이 특정 소수에 국한되고, 이들에 의해 국가의 정책이 좌우되는 것으로 본다. 국가나 지역사회의 주요 정책결정에 수수의 엘리트가 지배적인 위치를 가진다고 보는 엘리트론은 19세기말 유럽학자들에 의해 주장된 이래 다원주의 등 다른 이론적인 시각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또한 그에 대한 대응을 거치면서 각기 논점을 달리하는 이론으로 발전되어 왔다.
다원주의론은 소수의 지배집단인 엘리트가 정부의 모든 정책영역에서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주장하는 엘리트론과는 대비된다(Jordan. 1990). 이 모형에 따르면, 정책권력이 소수의 지배집단에 집중되기보다는 분산되어 있으며, 이해집단의 영향력은 서로 견제하고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균형을 유지하며, 정부는 소극적인 역할에 국한된다. Dahl의 연구를 통해 다원주의가 일반화되었지만 실제로는 Bentely와 Truman의 이익집단론이 다원주의의 이론적 기초가 된다.
엘리트론은 고전적 엘리트론, 1950년대 미국의 엘리트론, 신엘리트론으로 권력모형이 나누어 진다.
고전적 엘리트론은 어느 조직체나 어떠한 사회에서도 집단이 구성되면 거기에는 소수의 엘리트에 의한 지배체계, 즉 과두지배체계가 필연적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다는 소위 ‘과두지배의 철칙론’으로 특징 지워진다. Mosca, Pareto, Michels등에 의해 대표되는 고전적 엘리트론자들의 주장을 보다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한 사회는 사회를 지배하는 지배계급, 즉 엘리트 계급과 피지배계급, 다시 말하면 대중으로 구분된다. 여기에서 엘리트는 ‘창조적인 능력을 가진 소수’ 또는 ‘책임과 사명, 그리고 능력의 세 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는 지도적 인사’를 의미한다. 즉 고전적 엘리트론자들은 소수의 엘리트가 한 사회를 지배하고 다수 대중들은 이들 엘리트의 의사에 따르게 된다고 주장한다.
둘째, 엘리트들은 동질적이고 폐쇄적이다. 엘리트들은 비슷한 사회적 백경, 가치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서로를 잘 알고 있어서 엘리트로서의 집단의식과 응집성이 강하고 단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엘리트들은 사회의 특수계층의 출신들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엘리트를 배출하는 계층이 변화하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소수의 특정 계층에서 엘리트가 충원된다는 것이다. 이들 엘리트들은 보통 부유층이나 명성 있는 사람들의 자제들이거나 대변자들이다.
셋째, 이상의 이유들 때문에 엘리트들은 자율적이며 다른 계층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중요한 정치적 문제는 대중들의 이익이나 사회 전체의 이익과는 상관없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해결하게 된다.
1950년대 미국의 엘리트론은 미국사회에 있어서 지배엘리트의 구체적인 존속형태와 지속성, 그리고 정치기능을 실증적으로 분석하는데 그 초점이 있다.
Mills는 미국사회 전체를 지배하는 권력엘리트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기관이나 조직의 지도자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최고정책결정 수준에서는 이들 군력엘리트들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는 일반대중이 거론하거나 결정하지 않는다”라고 주중하고 있다. Mills에 따르면, 미국사회의 권력엘리트는 거대기업체의 간부, 군의 장성, 정치집단의 정치가 등 세 영역에서 최고정상에 있는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Hunter에 의하면 이들 지도자들은 여러 가지 모임을 통해서 정책을 결정하고 이들 보다 하위층에 있는 자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집행해 나간다. 애틀랜타 지역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40명의 엘리트들은 자신들의 지위를 명백히 의식하고 있으며, 여러 선전매체를 통하여 자신들이 결정한 정책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일반대중들은 이들이 결정한 정책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들은 지방정부지도자들의 후보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견을 제시할 수 없기 때문에 정치에 관심이 없고, 일단 지도자에 의하여 결정된 정책을 습관적, 자동적으로 따른다.
엘리트들에게 안전한 이슈만을 농의 하고 불리한 문제는 거론조차 못하게 봉쇄하는 것을 이들은 무의사결정이라고 부르는데, 정책문제의 채택과정에서 엘리트가 권력을 비밀리에 행사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를 ‘신엘리트론’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신엘리트이론은 엘리트집단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정치권력이 없는 일반 대중이나 약자의 이익과 의견을 무시하는 전형적인 사례를 무의사결정론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그들은 무의사결정을 “의사결정자의 가치나 이익에 대한 잠재적이거나 현재적인 도전을 억압하거나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결정”이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무의사결정은 정책과정의 곳곳에서 일어나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첫째, 정책문제 채택과정에서 기존세력에 도전하는 요구는 정책문제화하지 않고 억압을 당한다.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이 무의사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정책결정과 집행과정에서도 무의사결정이 일어난다. 정책문제 채택과정에서 개혁 요구세력이 주장하는 논리를 기존 세력이 저지하지 못했을 경우에 정책결정과정에서 고려되는 정책대안의 범위나 내용을 한정, 수정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다. 만약 여기에서도 실패할 경우에는 집행과정에서 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배정되는 예산이나 인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이 때문에 넓은 의미로 본 무의사결정의 개념은 정책의 전 과정에서 일어난다.
Dahl은 다음 두 가지 측면에서 다원적인 정치체제를 가지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첫째, 엘리트가 모든 정책영역에서 지배적인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엘리트가 존재하긴 하지만 동일한 엘리트가 모든 정책영역에서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다. 둘째, 엘리트 집단전체가 대중의 요구에 민감하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다원주의론은 기본적으로 이익집단의 활동을 정책과정의 중심으로 보는 집단과정이론과 지배엘리트론에 대한 대안적 권력이론으로서의 다원적 권력이론으로 크게 대별된다.
이들 집단과정론과 다원적 권력론에 공통된 다원주의의 주요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경험적 연구결과에 따르면 서구 민주정치체제에서는 권력이 다양한 세력에게 분산되어 있다. 둘째, 사회의 각종 이익집단은 정부의 정책과정에 동등한 접근기회를 가지고 있으나 이익집단들 간의 영향력에 차이가 있음을 인정한다. 셋째, 이익집단들 간에 영향력의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 넷째, 이익집단들 간에 상호 경쟁적이지만 기본적으로는 게임의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는데 합의를 하고 있다고 본다. 다섯째, 정책과정의 주도자는 경쟁하는 이익집단들이며 정부는 갈등적 이익을 조정하는 중개인 혹은 게임규칙의 준수를 독려하는 심판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신다원주의는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기업집단에 특권을 부여할 수밖에 없는 특성이 있음을 인정한다. 왜냐하면 불황과 인플레이션은 정부의 존립기반을 위태롭게 하므로 재집권을 위해서는 사적 영역의 수익성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신다원주의는 고전적 다원주의가 기업가의 특권적 지위를 제대로 고려하지 못했음을 비판하고 여러 이익집단 중 기업가 집단이 가진 특권적 지위가 현실의 정책과정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또한 신다원주의는 정부가 중립적 조정자가 아닐 수 있음을 인정한다. 정부는 기업의 이익에 더욱 반응적이며 불평등 구조를 심화시켜 왔다고 본다. 그리고 이익집단의 투입활동에 정부가 수동적으로 반응한다는 고전적 다원주의론과는 달리 전문화된 체제를 갖추고 능동적으로 기능하는 정부관을 보인다.
돌도끼를 처음 발명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비슷한 시기의 인류 모두가 돌도끼를 사용하는 것처럼 처음 소수의 엘리트가 추진한 정책이 나중엔 기본 시스템이 되고, 누구나 당연시하는 세상이다. 정착이 늦으면 팬더믹 세상에 아직 종이와 계산기로 확진자수를 측정하는 나라도 있는 것이고, 확진자의 동선을 앱으로 만드는 걸 힘들어하지 않는 나라도 생기는 것이다. 돌도끼의 사용보다 확실히 변화가 빠른 지금 세상에는 소수 엘리트들이 요구와 변화를 살피고 미래를 예측해서 빠르게 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하는 것이 요구된다.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여형 회의 방식 퍼실리테이션(facilitaion) (57) | 2023.09.07 |
---|---|
공공성 개념 : 학제적 이해 및 현실적 쟁점 (64) | 2023.08.23 |
환경 용어 (0) | 2023.07.28 |
슈퍼 리더십 (0) | 2023.07.21 |
거버넌스 행정 시대의 지방정부와 주민의 역할 (0) | 2023.07.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