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아앙’하고 운다. 머리를 감다만 엄마가 뛰어나온다. 기저귀를 갈던 아빠는 아기의 오줌을 맞는다. 새벽 울음에 일어나기를 미루는 모습에서 공감이 된다. 아기의 출산으로 엄마, 아빠가 처음인 부부.
관계자는 “세상에서 가장 힘들지만 가장 가치 있는 일이 바로 새로운 생명을 키워내는 일이 아닐까 한다.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라고 덧붙인 이 광고는 KCC건설 스위첸 광고 ‘문명의 충돌 시즌2 - 신문명의 출현’이다.
‘가족이 된다는 것은 서로 다른 문명이 부딪히고 이해하는 과정들의 반복이다’라는 메시지로 많은 공감대를 얻은 이 광고는 부부에게 아이가 생기고 부모가 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부부는 아이를 처음 키우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 속에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충돌들을 겪게 된다. 새로운 문명(아이)의 출현으로 새롭게 빚어지는 충돌과 화합의 시간이 쌓여 가족이라는 집은 더욱더 견고해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광고가 너무 좋아서 풀버전을 찾아보고, 심지어 시즌 1도 다시 찾아봤다.
광고의 대상과 범위가 확대되면서 우리는 수없이 많은 광고를 접하게 된다. 심지어 의무적으로 광고를 봐야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쏟아지는 광고들 속에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모르겠는 광고도 있고, 시선을 붙잡는 광고도 있다. ‘이 광고는 정말 잘했다’ 다시 봐도 같은 말이 나오는 광고. ‘문명의 충돌 시즌2 - 신문명의 출현’과 같은 광고.
광고는 집의 본질적 의미와 가치를 찾는데 중점을 두고, 일상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광고주의 철학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역대 정부가 광고를 통해 어떻게 국민들을 설득하고 계몽하려고 했는지, 광고를 통해 한 국가 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나갔는지 국가 주도의 캠페인을 확인해 보면 알 수 있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등 건강, 재건, 제도, 안보 등 광고에 그 시대상의 반영은 당연하다.
토머스 모어가 그린 ‘유토피아’는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나라로, 공동체의 질서와 평화를 위한 최소한의 권리와 최소한의 통제로 유지되는 사회이다. 누구나 열심히 일하지만 사유재산은 축적하지 않으며, 집과 옷을 비롯한 물품들은 필요에 따라 공평하게 분배된다. 남녀가 평등하게 교육을 받고 신분에 따른 위계질서보다는 공공의 도덕을 더 중시한다. 모든 종교를 허용하고 자연스러운 쾌락을 추구하며, 재물과 영토를 늘리기 위한 전쟁을 혐오한다. 한마디로 ‘유토피아’는 당시 유럽 사회에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이상적인 국가였던 것이다. 그리고 모어의 사상과 상상은 21세기에도 여전히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사람은 어떤 존재이며,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가?“라는 주제를 인문주의자의 관점에서 흥미로운 사설로 풀어낸 이 책은 이 시대의 이상향을 꿈꾸는 독자의 사유에 깊이를 더해줄 것이다.
유토피아를 꿈꾸는 것은 모든 것이 조화롭고 정의롭고 번영하는 이상적이고 완벽한 사회 또는 세계를 상상하는 것이다.
평등과 정의, 평화와 조화, 번영, 지속 가능한 환경, 자유와 창의성, 성취감.
유토피아의 개념은 매우 주관적이며 개인의 관점과 역사적 맥락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토피아에 대한 아이디어는 긍정적인 변화와 발전에 영감을 줄 수 있지만 그러한 비전을 현실로 가져오는 것과 관련된 실제적인 도전과 복잡성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는 이러한 세심하게 이해하는 광고의 과정을 통해 서로 교감한다. 캠페인이라는 이름으로 국민계몽을 하고 따르게 한다.
안전하고 더 좋은 세상을 바란다.
유토피아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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