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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공격적 국가주의의 결정판 소분홍

얼마 전 중국 대학졸업생들이 시체처럼 축 늘어진 졸업사진을 올리는 것이 유행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 중국 대학생이? 그 소분홍들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 기사였다. 과한 애국주의로 똘똘 뭉쳐져서 마치 자기나라 중국을 덕질하듯 좋아함을 표시하는 중국 N세대들의 시체졸업사진 유행은 코로나 팬더믹 2년의 무서움을 실감하게 된 사건이다.

 

2016년 타이완 총통선거에서 반중국주의인 차이잉원 총통이 당선되자 집단적으로 홈페이지에 달려가 공격성 댓글을 단 사건으로 소분홍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들은 1989년 천안문 사태이후 위기를 느낀 중국공산당이 작정하고 애국주의교육을 실시하여 그 교육을 받고 자란 1990년대 이후 세대로 중화주의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아마 다들 2~3년전 김치고 한복이고 뭐든지 간에 코로나 빼고는 전부 자기 것이라고 도무지 이성이 통하지 않게 막무가내로 우기던 그들을 기억할 것이다.

중국 N세대들은 초등학교때 빨간 스카프를 매던 그 순간부터 철저하게 애국주의를 교육받고, 초고속성장과 베이징올림픽을 경험하면서 자라 더욱 중화민족주의 사상을 받아들인 데다가 시진핑 시대 외국의 압박 또한 눈으로 보았기 때문에 외국에 대해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모습까지 보였다.

2021년 신장위구루 인권문제로 그 지역 목화 사용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 나이키와 H&M의 불매운동을 나이키 앞에서 제품 불태우기와 간판 떼기 등 폭력적인 방법으로 했던 기억도 다들 있을 것이다.

마치 신앙처럼 중국을 좋아하고 중국인으로 태어나 자랑스럽다는 것을 웨이보에 올리고, 공감과 댓글까지.. 팬클럽같은 그 모습을 보며 그들의 숫자와 성장이 꺼려지기까지 했다.

 

중국은 국가 역시 마찬가지다.

2017년 사드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사드부지를 댄 롯데그룹은 중국 내99개 마트가 철수를 당했고, 한류와 화장품, 한국관광의 불매가 시작되었다. 프랑스는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는 이유로 프랑스로부터 구입하기로 한 비행기 150대를 구매 취소했고, 일본은 센카쿠열도 분쟁으로 히토류 수출 금지를 당했다. 필리핀 남중국해 영토 분쟁으로 바나나 수입금지 등. 우리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국가 간 보복 정책도 부끄럽지 않게 실시한다. 분명 중국에게도 외교상 손해일텐데 그들은 보편적 체면이나 윤리보다 중화사상이나 중국 최고를 표현하는 것이 더 자랑스러운 행동인 것 같다.

 

15여년 전 중국으로 여러 차례 장기 출장을 다녀왔었다. 그때만 해도 중국은 큰길은 번듯하나 바로 한 골목 뒤는 길도 제대로 닦여있지 않은 겉만 번지르한 느낌의 나라였다. 그리고 국가의 행정력이 구석구석 미치지 않는게 확실한게 개인이 꽌시로서 일을 해결하는게 훨씬 빠르고 확실한 나라였다. 워낙 역사적으로 전쟁이 잦았고, 땅이 커서 구석구석 행정력이 미치지 않고, 개인이 해결하는게 빠르기 때문에, 목소리 크고, 행동이 거칠고, 말을 크게 하지 않으면 무시당한다고 생각되는게 이해가 되었다.

그렇지만 매 출장시마다 그들의 큰 목소리, 거친 행동, 공공의 물건을 함부로 사용하고, 사람이 넘어져도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는 그 행동들이 참 적응 안 되고,, 좋게 보이지 않았는데, 2~3년 전부터 튀어나온 소분홍의 무례하고 공격적인 국가주의까지 합해지니 왜 중국이 전세계 비호감 1위 국가인지 공감이 간다.

 

무엇이든 제일 크고, 최고이고, 원조이다. 그렇게 우긴다. 보복에 부끄러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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