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우상의 황혼’에서 가르치고 배운다는 것은 남의 가치에 수동적 따름이 아닌 자기 삶의 주체적 주인이 되어야 하며, 기존의 틀과 권위에 무비판적으로 따르지 않고 스스로 질문하고 의심하는 태도의 중요성과, 단순 지식 전달이 아닌 삶을 긍정하고 자신을 발견하며 성장하는 과정으로 배움을 본다.
배운다는 건 뭘까?
저마다 다른 사람이 새로운 것에 흥미를 느끼기도, 낯설어하기도 한다. 각자에 맞는 방법과 속도를 찾아 배워 나간다. 계속 하다보면 점차 나아지기도 한다. 그리고 성장해 나간다.
채인선 동화작가의 글 ‘배운다는 건 뭘까?’ 필사의 마음으로 적어본다.
배운다는 건 뭘까?
채인선 글. 윤봉선 그림
배운다는 건...
배운다는 건 뭘까?
배운다는 건 보는 거야.
나무도 보고 꽃도 보고
벌레도 보고 새도 보고
밤하늘도 보고 물속도 들여다보고
관찰하는 거야.
배운다는 건 뭘까?
배운다는 건 궁금한 것을 묻는 거야.
“이건 뭐예요?”
“이건 어떻게 해요?”
“이건 어디다 쓰는 거예요?”
“왜 그렇게 되나요?”
배운다는 건 뭘까?
배운다는 건 듣는 거야.
친구의 이야기도 듣고
선생님 말씀도 듣고
나이 드신 어른들 말씀,
할머니, 할아버지 말씀을
귀 기울여 듣는 거야.
배운다는 건 뭘까?
배운다는 건 읽는 거야.
일단 보면 알게 돼. 새로운 궁금증도 생겨.
그럼 그걸 찾아 또 읽는 거야.
그러면서 자꾸 배움을 넓히는 거야.
배운다는 건 또 뭘까?
배운다는 건 따라 하는 거야.
해 보고 싶은 것을 따라 하는 거야.
잘하고 싶은 것을 따라 하는 거야.
똑같이 흉내 내고 잘할 때까지 계속 해 보는 거야.
잘 안되면 어떡하냐고?
걱정하지 마.
처음에는 다 그래.
두 번째 할 때도 그래.
세 번째 할 때는 조금 나아질 거야.
그다음 번에는 조금 더 나아질 거야.
떨린다고?
괜찮아. 해 봐.
해 보기도 전에 포기하는 건 옳지 않아.
그러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네가 잘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네가 흥미를 갖고 계속 배우고 싶은 것일지도 몰라.
배우는 것이 즐겁고, 또 배우고 싶고, 더 배우고 싶은거.
자꾸자꾸 해 보고 싶고, 자꾸자꾸 알고 싶은 거.
그러 게 없다고?
기다려 봐. 이것저것 해 보면서 기다려 봐.
찾아봐. 이것저것 눈을 돌리면서 찾아 봐.
지우개를 찾는 것처럼.
잃어버린 단추를 찾는 것처럼.
잘하고 싶지만 배우는 건 싫다고?
그건 반칙이야.
잘하고 싶으면 배워야 해.
웬만큼은 할 수 있다고?
맞아. 하지만 웬만큼밖에 하지 못해.
배우는 방식은 저마다 달라.
어떤 아이는 더디게 배우고
어떤 아이는 금세 배워.
어떤 아이는 혼자 차근차근 배우는 걸 좋아하고
어떤 아이는 여럿이 배우는 걸 좋아해.
책상에서 공부하는 것만이 배우는 거냐고?
다 그렇지는 않아.
어떤 일은 마음으로 배워야 하는걸?
누가 좋은 일을 했다면 그걸 보고 배울 수 있고,
누가 실수를 했다면
그걸 보고 배울 수도 있잖아.
어떨 때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마음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세상에는 배울 게 정말 많아.
주위에 배울 게 많은 사람을 찾아 봐.
가족 중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운이 좋은 거야.
가까이 그런 친구가 있다면 굉장히 운이 좋은 거야.
배울 게 많은 사람이 좋은 사람이야.
배울 게 많은 친구가 훌륭한 친구야.
어렸을 때는 배울 게 많아. 모르는 게 많기 때문이지.
밥 먹는 거나, 옷 입는 것도 다 배우는 거거든.
말하는 거나, 글 쓰는 것도 다 배우는 거거든.
어떻게 사람들과 어울리고,
어떻게 함께 일을 하는지도 배우는 거거든.
배운다는 것은 자라난다는 것과 같아.
자라서 진짜 어른이 되는 것과 같아.
어른이 되면 아무것도 안 배워도 될까?
그렇지 않아.
세상이 가만히 정지해 있지 않거든.
새로운 일들이 날마다 일어나.
새로운 생각들, 새로운 지식들, 새로운 기술들이 생겨.
배우는 것은 끝이 없어.
배우는 게 왜 좋은지 알아?
배우고 익히면
나 스스로가 자랑스럽게 느껴져. 정말이야.
속이 든든한 것처럼
나 스스로가 대견한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이야.
배우고 익히면 좋은 게 또 뭔지 알아?
모르는 사람에게 내가 아는 것을 나누어 줄 수 있다는 거.
좋은 모범이 될 수 있다는 거.
배운다는 건 멋진 일이야.
멋진 인생을 사는 거야!
오늘은 또 뭘 배워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