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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 돌아보니 혼자이다. 지금까지 자의적 타의적으로 살아가면서 나는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육체와 정신이 얼마나 일치되어 있는지를 생각하게 되는 요즘이다.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해가고 그 흐름에 휩쓸려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을 잊은 건 아닌지. 사회 관계망 속의 나는 누구일까? 당장에는 주는 사람과 뺏는 사람을 알 수 없고 언제나 걸림돌은 나 자신이었다. 쌓아 두었다고 생각했던 관계 마일리지도 없다. 조용히 내가 없어져도 하나 이상할 게 없을 것 같고, 그렇게 없어져도 나 역시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계산하지 않고 살았던 2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그래서 철들지 않았던 것인지, 남이 바라보는 시선의 틀 안에서인지... 누군가를 대신해 아팠으면 좋겠다고 든 생각, 내가 다 잘못했다고 ..
평범한 무능 조직생활을 하다 보면 다양한 회피유형을 만나게 된다.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왜 저 자리에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답답해하는데 문제는 마치 나만 답답해하고 있는 것 같다는 거다. 뿌리 깊은 부정적 관행 속에 숨는 사람들. 내가 결정하고 움직이고 책임지는게 당연한 개인사업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서인지, 원래 성격이 그래서인지 몰라도, 자격 없는 자가 자리에 앉아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걸 보는 게 힘들다. 크던 작던 자리 만큼의 책임과 할 일이란 게 있는 것인데, 내가 그 책임과 할 일을 너무 엄격하게 재고 있는 건 아닌지까지 자책하게 된다. 그래 개미도 30%만 일한다던데... (그렇지만 사람이 개미도 아니고... 각 자리마다 분명 그 자리에 고용되든 선출되던 자격조건이 있었을텐데?) 그리고 그들은..
공격적 국가주의의 결정판 소분홍 얼마 전 중국 대학졸업생들이 시체처럼 축 늘어진 졸업사진을 올리는 것이 유행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와... 중국 대학생이? 그 소분홍들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 기사였다. 과한 애국주의로 똘똘 뭉쳐져서 마치 자기나라 중국을 덕질하듯 좋아함을 표시하는 중국 N세대들의 시체졸업사진 유행은 코로나 팬더믹 2년의 무서움을 실감하게 된 사건이다. 2016년 타이완 총통선거에서 반중국주의인 차이잉원 총통이 당선되자 집단적으로 홈페이지에 달려가 공격성 댓글을 단 사건으로 소분홍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들은 1989년 천안문 사태이후 위기를 느낀 중국공산당이 작정하고 애국주의교육을 실시하여 그 교육을 받고 자란 1990년대 이후 세대로 중화주의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아마 다들 2~3년전 김치고 한복이고 뭐든지 ..
후쿠오카1 (2022. 12.) 두꺼운 외투를 걸치고 후쿠오카를 처음 방문한 것은 작년 12말. 나는 한 해의 마무리를 후쿠오카에서 했다. 못키리 스타일을 경험하고픈 큰 뜻을 품고. 후쿠오카 공항에서 내려 캐리어를 끌고 숙소로 걸어가는 길에 첫 끼니로 오코노미야끼를 시켜 두고 생맥주를 마셨다. 토리아에즈나마비루! (일단 생맥주!) 일본 드라마에서만 보던 일단 생맥주! 흉내 내었는데, 살짝 땀을 흘린 상태에서 생맥주의 목 넘김이란...... 아직 후쿠오카를 둘러보지도 않았지만, 정말 ‘오길 잘했다’란 만족감이 들었다. 유명 관광지도 좋지만, 현지의 공기를 더 느껴보고 싶어 숙소 근처 골목들을 빠른 걸음으로 훑고 다녔다. 그러다 눈에 띈 오레노다이도코로(내부엌)라는 간판. 도무지 안을 알 수 없는 작은 이자카야 앞에서 두어 걸음을 앞뒤로 ..
가을 들녘이 아름다운 안동 물돌이 마을 유교의 본고장 안동에 갔다. 정확히는 안동 하회마을을 보러 갔다.. 안동으로 내려가는 길에 있는 도산서원에 먼저 들렸다.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을 기리기 위해 선조 7년 지방유림의 공의로 도산서당(陶山書堂)의 뒤편에 창건하여 위패를 모셨는데, 1575년 선조로부터 우리가 아는 그 떡 써는 어머니 이야기의 한석봉이 쓴 ‘陶山(도산)’이라는 편액을 받았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가을 따라 조금 걸어 올라가면 강 건너 섬처럼 보이는 언덕 위에 시사단이 보인다. 정조가 이황의 학문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여기 근처에서 과거 시험을 치렀는데,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비석을 세운 비석단이다. 안동댐을 만들면서 단을 10m 높이로 쌓아서 건물과 비석을 옮겨 왔는데, 꼭 나 홀로 섬이 있는 것 같다. 서원에 도착하여 제자들..
조금이라도 일굴 만한 흙이 있다면 발코니 재배상자에서라도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이 있다. 나같이 벌레가 싫어 일상에 적극적으로 자연을 들이지 않는 사람도 숲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지고, 파도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머리가 복잡하거나 불면에 시달리면 자연을 향한 본능적 애정으로 두리번거리다 창 밖을 한참 바라본다. 영화 ‘인테스텔라’에서 블랙홀로 빠져 시공간에 갇힌 주인공의 딸 책장 뒤처럼 상상속에서만 그리던, 존재하지만 갈 수 없는 곳에 나는 와 있다. 그런 설레임 속에서 도심 속 강의 상류를 바라보았다. 아침마다 친숙하게 마주할 수 있는 햇빛처럼 그 자리에 그렇게 있었겠지만 나에겐 예술가가 그려놓은 새로운 세상 속 풍경이었다. 무엇이든 꿈꿀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행복한 것이지..
땅과 사람의 이야기 토지, 하동 토지, 태백산맥, 화개장터,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나와 비슷한 시기에 고등학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마음속에 지리산이 있을 것이다. 가보진 않았지만 왠지 민족정기가 흐르고, 삶을 살아가는 사람.. 그러니까 민중인 사람이 있는 그 곳. 고향도 아닌데 향수를 자극하는 곳, 지리산. 여름을 마지막을 장식하는 곳 하동 쌍계사 계곡에 발을 담그러 다녀왔다. 대학 때처럼 지리산을 오를 자신은 없고, 그저 쌍계사까지 슬슬 걷기와 쌍계사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면 좋겠다 싶어 긴긴 시간 차를 몰았다. 쌍계사 계곡은 단연 내가 본 계곡 중 가장 큰 계곡이다. 근 바위와 돌들이 깊은 산 바로 밑 계곡임을 말해주지만 크기는 계곡이 아니라 강이다. 계곡에 들어가기는 벌써 추워서 물놀이를 하는 가족은 안 보이고, 발을 조금 담그..
나만의 커피 찾기 영양분이 거의 없는데도 힘이 나는 검은 음료. 커피콩의 재배와 가공부터 로스팅, 분쇄, 추출까지 한잔의 커피가 탄생하기까지는 그 맛을 좌우하는 많은 요소들이 있다. 나의 취향에 맞는 최적의 커피는 어떤 것일까? 최근 커피 전문점을 입점시킬 일이 있어서,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부터 지역의 유명 커피점, 수많은 프렌차이즈 저가 커피까지 행복한 커피 투어를 했다. 우리 지역의 유명하다는 바리스타 분들과 대화도 해 보니 얕고도 넓은 커피 지식이 쌓인다. 무엇보다 그 자리에서 여러 커피를 내려주시니 맛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따로 마실 때는 고소한 맛, 산미 정도만 느끼던 것이, 그 자리에서 여러잔을 두고 한 모금씩 비교를 하니 고소한 맛 사이의 그 진함과 구수함, 나무 타는 듯한 맛의 정도가 다르고, 산미도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