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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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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NSR) 울산 거점항 조성 논의 본격화 ICIE–북극항로 열린포럼 MOU 체결 및 국제 컨퍼런스 개최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211140 "울산을 북극항로의 거점항으로" 러시아 기업연합과 국제회의 한다북극항로 열린포럼은 2일 "울산을 북극항로의 전략적 거점항으로 육성하는 국제 협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러시아 국제기업연합(ICIE)과의 협약 체결 및 국제 컨퍼런스(대규모 회의)를 4일 개최www.ohmynews.com https://mobile.newsis.com/view_amp.html?ar_id=NISX20260304_0003535132 북극항로 울산 거점항 조성 논의 본격화ICIE·북극항로 열린포럼 MOU 체결·국제 컨퍼런스 개최mobile.newsis.com □ 북극항로(NSR) 울산 거점항 조성 논의 본격화I..
종이 위의 북극에서, 현실의 항로로 북극은 오랫동안 교과서나 지도 속에서만 만나는 공간이었다.옅은 색으로 표시된 바다와 단순한 선 몇 개.이누이트와 이글루 같은 이미지가 차라리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고,산타가 코카콜라를 마실 것 같은 곳이라는 인상이 먼저 떠오르던,어딘가 이야기 속에 가까운 장소였다. 북극항로라는 말을 함께 놓고 바라보기 전까지는 그랬다.해빙 속도, 운항 가능 기간, 물류 거리, 온난화 같은 설명을문장과 숫자로 하나씩 접하다 보면 생각이 조금씩 달라진다.“어? 이거 되겠는데?” 하는 현실감이 스치고,이내 “놓치면 안 된다.”는 마음이 따라온다. 지구는 둥글다. 북쪽을 가로질러 가면 거리는 짧아진다.단순한 원리다.하지만 곧 다른 질문들이 이어진다.얼음은 어떻게 넘을 것인가.러시아와의 협력은 어떤 방식이어야 하는가.허브가 될 항..
우리는 자라지만, 달라지지는 않는다 국민학교와 중학교 시절을 떠올리면 참 다양한 친구들이 있었다. 착한 아이, 약삭빠른 아이, 괜히 큰소리만 치던 아이, 뒤에 숨어 책임을 피하던 아이, 앞과 뒤가 달랐던 아이. 그때는 그저 철없는 시절의 모습이라 여겼다.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면 다들 비슷해질 거라고, 자연스럽게 성숙해질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살아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또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서 묘한 기시감이 반복된다. 모두가 사회적 역할과 이해관계를 지닌 어른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조금만 시간을 두고 보면 어린 시절 교실에서 보았던 그 모습들이 형태만 바뀐 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앞에 나서던 아이는 여전히 중심에 서는 자리를 찾고, 눈치를 보던 아이는 여전히 상황을 재며 움직..
투표장을 향하는 얼굴 투표를 안 하는 사람에게 왜 안 가냐고 물으면 대답은 대개 같다.어차피 다 똑같아. 이 말은 귀찮다는 뜻이 아니다.여러 번 기대했다가, 여러 번 실망했고, 그래서 더 기대하지 않기로 마음을 정리한 뒤에 나오는 말이다.무관심이 아니라 정리다. 마음을 접은 상태. 그래서 어떤 사람은 아예 가지 않는다.가봤자 달라지는 게 없다는 느낌이 이미 몸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이 아니라, 가본 사람에게서 더 자주 나오는 태도다. 반대로 투표장까지 가는 사람들의 얼굴은 놀라울 만큼 비슷하다.대단한 결심을 한 표정이 아니다.장 보러 나온 사람처럼, 그날 해야 할 일을 하러 온 얼굴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는 전혀 다른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 누군가는 마음이 걸려서 간다.좋아서가 아니라, 그냥 놔두면 내가..
나의 메모리 카드 집중하다 보면 문득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버리는 때가 있다. 생각이 안 나는 게 아니라, 더 이상 집어넣을 자리가 없어서 생기는 과부하에 가깝다. 아이디어는 문밖에서 서성거리는데, 머릿속엔 '메모리 부족'이라는 무심한 경고등만 반복해서 뜨는 요즘이다. 이 감각의 시작은 의외로 아주 조용했다.나란히 앉아 시간을 보내다 우연히 마주친 사진 몇 장. 이미 지워진 줄 알았던 그 장면들을 곁에 있는 이가 조용히 꺼내 보여주었다. 오래전 함께 보냈던 시간들. 그때는 모든 게 새로워서 더 날카롭게 설렜던 순간들이다. 사진은 낡았는데 그걸 바라보는 마음은 이상할 만큼 생생했다. 요즘처럼 설렐 일이 드문 시기라 그런지, 그 찰나의 장면이 생각보다 깊은 자국을 남겼다. 그 설렘이 나를 과거 쪽으로 슬쩍 밀어냈다.아주 오랜만..
개늑시, 인간의 얼굴 오랜만에 여유로운 출근길. 느긋한 아침 식사를 하며 본 '개늑시'.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말은 원래 해 질 녘의 애매한 순간을 가리킨다. 빛과 어둠이 겹치고, 익숙한 것이 낯설어지는 시간. 나는 그 프로그램을 보며 그 말이 개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는 걸 자주 느낀다. 오히려 이 시간이 인간의 부족함을 더 잘 드러내는 것 같다. 프로그램 속 사연들 중 많은 경우는 비극이라기보다 방치에 가깝다. 조금만 관찰했으면, 조금만 공부했으면, 조금만 시간을 썼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이야기들. 사람들은 개를 문제라고 말하지만, 화면을 보면서 나는 자꾸 다른 것이 보인다. 환경을 설계하지 않은 인간, 자기 감정을 관리하지 못한 인간, 선택의 무게를 가볍게 여긴 인간. 개는 거의 문제가 없다. 그들은 개 종의 특성..
홋카이도에서 홋카이도에서 무릎까지 차오른 습기 없는 눈에 해가 비치면 세상이 애니메이션처럼 보인다. 한 뼘 간격으로 보석 같은 결정이 반짝거리고, 그 반짝임이 눈앞 공기에서도 느껴진다. 눈은 땅에만 쌓여 있는 게 아니라, 시선과 숨 사이에도 떠 있다. 시선을 조금 멀리 보내면 반사된 햇살에 새하얀 언덕이 드러나고, 어린 시절 TV 속에서만 보던 뽀로로 마을에 와 있음을 그제야 알게 된다. 현실인데, 기억처럼 보인다. 밟아본다. 교과서처럼 뽀드득 거린다. 발을 떼고 다시 내린다. 뽀드득. 같은 자리에 다시 발을 올려도 소리는 늘 조금씩 다르다. 눈이 계속 내리는 중인데도 발바닥 아래에서는 매번 새로운 저항이 느껴진다. 눌린 눈과 눌리지 않은 눈이 층을 만들고, 그 위에 내가 한 장 더 얹힌다. 눈 벽에 파묻혀 넓었던 ..
영화 〈어쩔수가없다〉 영화를 보고 나서 특별히 남는 건 없었다.정확히 말하면, 남기지 않으려는 영화처럼 보였다.넷플릭스에서 하나 보고 끄는 느낌.불편한데 화나지는 않고, 이해되는데 오래 생각나지는 않는다.연기는 역시 좋았고, 배우들은 많이 늙었다.나도 늙었고,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도 이미 여러 번 지나온 질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몇 문장만은 귀에 붙었다.“다 이뤘다.”“어쩔 수 없다.”“어쩔 수 없었다.”이 세 문장은 영화의 줄거리이자,요즘 우리가 세상을 설명할 때 가장 자주 쓰는 문법이다. 영화 초반, 주인공은 다 이뤘다고 말한다.집도 있고, 가족도 있고, 개도 있고, 직장도 있다.문제는 그 ‘이룸’이 너무 정돈돼 있다는 데 있다.삶이라기보다 이력서에 가깝다.칸이 정확히 채워져 있고, 여백이 없다.그래서 하나가 빠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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