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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즐거움 이동수단이었던 걷기가 즐거움이 되는 나이이다. 아니 꼭 나이가 이유가 아니다. 나는 급하고 젊고 생생하니까. 으하하하 허리가 아파지고는 건강을 위해 일부러 걷기를 시작했다. 점심을 먹고 일부러 골목길을 걸어 들어가기도 하고, 저녁 산책도 늘렸다. 이동수단, 시간으로서의 걷기에서 걷기를 위한 걷기를 하니 공간 속 이야기가 보인다. 능소화가 흐트러진 저 담장 안 따뜻한 집은 옛날 양반집이었을까? 전 반찬가게에는 짜지 않은 반찬을 보유하고 있을까? 저 카페는 사장님이 건물주일까? 아님 세를 맞추느라 손목이 나가도록 커피 가루를 두드리고 있을까? 내가 특히 좋아하는 걷기 장소는 집 앞 공원이다. 집 앞 공원은 낮은 산과 호수를 끼고 제법 꼬불꼬불 길어서 여러 방향으로 잘 걸으면 왕복 60분도 걸을 수 있을 정도..
환경 용어 ESSD, 탄소국경조정제도,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교토메커니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PORTER의 가설, 탄소중립, 파리협정 1. ESSD 환경과 경제개발을 조화시켜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경제개발을 한다는 개념 1992년의 유엔 환경 개발 회의에서 채택된 리우 환경 선언에서 추구한 이념으로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의미한다. 이는 결국 현세대의 과도한 개발과 소비가 미래 세대에게 자원의 고갈과 환경오염을 가져와 미래 세대의 삶을 침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중시하여 '미래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킬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도록' 자연 자원과 환경을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생태..
기후 디자인 이대로 가면 해안도시 모조리 잠긴다. 기후위기 골든 타임 10년. 지구온도 1.5°C상승 불가피. 11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 역대급. 관측이래 최고기록. 뉴스에서 흔하게 들리는 말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졌고 전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1°C 이상 상승했으며 지구온난화 마지노선인 1.5°C는 2040년 안에 도래할 것이라는 경고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기후변화에 대한 경고는 오래전부터 있어 왔지만, 당장의 먹고사는 문제가 아니다 보니 관심을 갖는 국가도 적을 뿐만 아니라 관심 정도도 제각각인 실정이다. 인도네시아처럼 해수면 상승으로 수도 이전을 계획 중인 나라도 있을 정도지만 아직도 모든 쓰레기를 한꺼번에 검은 봉지에 넣어 버리면 끝인 미국이나 중국 같은 나라도 있다. RE100..
자기 객관화 사회적 관계를 최소화하려는 나는 정신적인 지침이 게으름과 더해져 늘어짐을 주고 있다. 누군가를 만나고, 고민하고 누군가와는 균형을 누군가와는 선호를 크고 보이지 않는 관계망 속 사회 언저리 어딘가 겨우 참여하고 있다. 판단이나 비판을 받는 것이 불편하고 타인을 신뢰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많은 검증의 시간이 걸려 다른 사람과 거리를 두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느낄 때도 많다. 아직도 서툴러서.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사회에선 피해자에게도 예외가 없어 형태로 가치를 판단하고 가면과 약간의 위선으로 살아가는 세상에서 상대에게 보여줄 모습을 습관된 학습으로 보여주고, 학습과 고민에 따라 최적화된 보유의 색을 꺼내든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으로 자기 객관화를 하고, 상대가 보고 듣고 싶은 데로의 이 섬세한 상호작..
나의 동굴 ‘오늘의 커피’가 하루의 중요 이벤트인 나는 혼자 갈 때와 둘 이상이 함께일 때의 카페를 구분하는 나는 자주 가는 카페가 생겼다. 번화가에 있어 어디로든 이동하기 좋고, 번화가에 있지만 잘 드러나지 않아 북적이지 않는다. 프랜차이즈라 커피 맛이 일정하고, 프리 쿠폰까지 남은 개수를 위해 적립하고, 등급 올리는 재미도 있다. 번듯한 주차장이 있고, 노트북을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이곳에서 나는 항상 같은 자리에 앉아 스크린 속에 스크린이 있는 듯한 창 밖을 바라보며 목격자의 독특한 특권을 누리기도 하고, 종종 벅차게 느껴지는 연결감을 느끼다 뜻밖에 만남에 몰입하기도 한다. 빗속에 나름의 박자, 와이퍼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차들도 다 목적이 있진 않을 거라고 위로를 해보고 꽁양꽁양 사랑 찾아가는 차들에게 ..
이토시마 이토시마의 첫인상은 수줍게 바다를 보고 외치던 지하철 속 귀여운 남매였다. 남매의 눈길을 따라 바라본 지하철 밖은 그림 같은 해안 경관. 지하철에서 내려 역사 내의 쇼핑센터를 지나 숙소에 도착하니 창으로 작은 공원이 보인다. 공놀이하는 아이들과 강아지 빗질하는 어르신, 지역 주민 서너 명..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도심의 번잡함에서 벗어난 휴식 같은 평온함. 저녁엔 숙소 앞 아자카야에 들어갔다. 4가지 니혼슈를 한 잔씩 마신 그곳에서 구글 번역앱과 함께 여행 전에 외워간 50 문장쯤의 일본어로 인사를 건네니 아주 반가워하며 대화를 나눠주신 사장님과 친구가 되었고 선물을 주고받기도 했다. 외국인이 별로 없는 곳이라 그런지 서서 먹는 술집인 타치노미아에선 홍해처럼 내 양옆으로 자리를 비켜서서 주목받으며 이리저..
슈퍼 리더십 학창 시절 막 공부를 하려고, 정말로 딱 숙제를 하려고 마음먹고 몸을 막 일으키려고 했을 때 귀를 때리는 그 소리. “공부해!!” 어머니의 잔소리를 들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인간은 조종당하는 객체가 아니라 자기 결정의 주체이다. 모든 조직에는 리더와 팔로워가 있다. 입사 순서와 경력에 따라 팔로워와 중간관리자, 리더의 역할을 하게 되는 기업뿐만 아니라 평등한 협업이 이루어지는 과학자들의 연구모임이든 여행을 함께하는 친구 모임에서도 이끄는 사람과 따르는 사람, 조율하는 자와 방관하는 자, 불평하는 자 등 조직의 구성원이 있다. 심지어 이유가 용납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MZ세대와 공동체의 정신이 남아 있으나 자율성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간관리자인 X세대, 조직을 위해서는 기꺼이 개인의 삶을 희생해야 한..
철도 마니아 별똥별이 떨어진다면? 그렇다, 당연히 소원을 빌어야 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그 소원 빌기가 주제인 영화이다. 간절하게 빌 소원이 있는 형제와 친구들은 대단히 빠른 기차인 신칸센 열차의 개통소식과 함께 그 신칸센 열차 2대가 마주쳐 지나가는 순간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하고 그 에너지가 발생하는 장소에서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아이들은 열차가 마주쳐 지나가는 곳, 즉 소원을 빌 장소와 시간을 알아내고 그곳에 가기 위한 여비를 마련하고 수업을 빼먹는 등 여행을 위한 제법 귀여운 계획을 세워 실천한다. 기차가 마주쳐 지나가는 곳에서 소원을 빈다고? 커다란 보름달이나 별똥별처럼 초자연적인 존재도 아니고 기차에다가? 일본 사람들은 기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