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84) 썸네일형 리스트형 괴물 ’카이부츠 다레다‘ 동일한 시간대가 각기 다른 시선으로 구성되어 있는 영화는 사카모토 유지의 각본으로 합을 맞추어 한 씬 한 씬 찍었다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연출의 힘이 보여진다. 첫 번째 엄마 사오리는 홀로 아들을 키우며 직장 생활을 하는 가장이다. 세 가지 시선에 동일한 시간을 부여했다면 엄마 사오리의 시간은 빠르다. 아들을 포함한 가정과 일이 전부이다. 새로움이 없다. 학교의 항의 방문도 해결해야 하는 일의 연장이다. 아들 미나토를 사랑하지만 내면을 보려 하지 않고 겉돈다. 우리의 가정이다. 두 번째 선생님 호리는 엄마 사오리와 같이 한 부모 가정이지만 사회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게 자랐다. “남자답게”라는 말을 의식 없이 뱉어내지만 유일하게 책임감을 가진 어른이고 일본의 사회적 시스템의 피해자.. 죽여주는 여자 윤여정 주연의 2016년 개봉작 죽여주는 여자. OTT를 뒤지다 윤여정 이름을 보고, 클릭하게 된 영화 ‘죽여주는 여자’는 종로 일대에서 노인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노인들 사이에서 ‘죽여주게 잘하는’ 여자 ‘박카스 할머니’ 소영이 나중엔 실제 ‘죽여주는 여자’가 되는 이야기이다. 사실 진짜 ‘죽여주는’이 이 영화의 방점은 아니다. 어떤 의도로 그렇게 제목을 짓고, 셋이나 죽여주게 되었는지는 내가 생각하는 주제와 다소 관계성이 떨어지지만, 아무튼 영화의 제목대로 죽여주는 여자가 된 소영의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해서 스릴러, 액션, 범죄영화는 아니다. ‘죽여주는 여자’는 분명 이 사회의 구성원이고, 존재하지만 ‘어? 내 주변에 있었어?’라고 생각되는 소외된 사람들이 등장한다. 뉴스에서도 들어보기 힘든 박.. 이 세상의 한구석에 애니메이션 독립영화로 2016년 일본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2차 세계대전 중 히로시마시 에바에서 자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주인공 스즈가 히로시마현 구레시로 시집을 가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로 1945년 8월 히로시마 원폭을 목격하는 장면과 8월 15일 패전선언까지 평화로운 일상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일반 시민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한국인의 시선을 버릴 수 없는 천상 한국인인 나로서는 다소 꺼려지는 마음으로 보게 된 애니메이션이었다. 2차 세계대전으로 일상을 빼앗긴 소시민 일본인의 이야기. 아니.. 그 전쟁.. 누가 일으켰냐구요... 당신들은 이유나 명분이라도 있지, 남의 전쟁에 끌려간 우리의 청년들, 학생들, 소녀들은 심지어 빼앗길 일상조차도 없는 식민지 청년들. 이런 생각을 배재하고 영화를 보려 했.. 아무도 모른다 코로나19 초기 부모가 이렇게까지 방임을 한다고? 라고 눈과 귀를 의심케 하는 아동학대, 방임 사건들이 뉴스에서 흘러나왔다. 그래서 우리는 학교나 어린이집, 그리고 사회의 또다른 역할도 알게 되었다. 고레이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아무도 모른다’도 무책임한 부모로부터 방임된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발견하지 못하는 이웃과 사회를 고발하는 영화이다. 2005년 개봉작인 영화는 보는 내내 먹먹히 굳은 얼굴을 한 번도 펴지 못하게 했고, 끝내 가슴 아프게 끝이 나게 되었다. 엄마와 아들이 새로운 집에 이사를 오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이사차가 도착하기 전에 윗집에 인사를 하면서 12살, 6학년인 예의바른 아들과 외국에 나가 있는 아빠를 소개할 때만 해도 일반 다수 범주에 들어있는 가정으로 보이지만, 계단을 내려 .. 멈춤 인생에서 행동이, 움직임이 고스란히 결과물로 다가오는 부담스러운 나이가 되었다. 어떻게 해석하고 움직이냐에 따라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내 인생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내가 책임지고 통제한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할지에 따라 앞으로의 미래도 달라지겠지. 나는 술을 멈추기로 했다. 단골 이자카야에 키핑해 놓은 대병도 손님이 오지 않아 처분될 것이고, 친구가 보내 배를 타고 오고 있는 니혼슈도, 매달 한 병 프리빌리지 정기 구독 와인도 개봉하지 않고 보관되거나 지인들에게 돌아갈 것이고, 연말 모임에는 다양한 취객들을 실어 나르는 기사가 되겠지. 나는 기약 없이 술을 멈추기도 한다. 그저 멈추고 싶으면 어떠한 자리라도 몇 달을 마시지 않는다. 나는 나중에 이 순간을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고 회상할 수 .. 유기불안 아이에게 부모란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 “너 이럴 거면 먼저 집에 가. 엄마 혼자...” 마트에서 본 장면은 아이를 내다 버리겠다는 말도 아니고, 엄마가 집을 나가버리겠다는 말도 어디 다른 곳으로 보내겠다는 것도 아닌, 그저 집으로 가라는 다그침이었다. 해석하자면 “말을 안듣고 걸리적거리는 너는 먼저 둥지로 가 있어라. 내가 혼자 먹이활동을 해서 들고 가겠다.” 는 효율적인 방식. 하지만 아이는 눈동자가 흔들리고 다리에 힘이 풀려서 바닥에 주저앉아 제가 펼칠 수 있는 눈물과 신경질과 분노를 표출했다. 모든 아이들은 유기불안이 있다. 어릴 적 고모가 놀린다고 한 “너 아기때 저 다리 밑에서 주워왔잖아. 그때 고모가 씻기고 먹이고 힘들었다.” 말에 아니라고 믿으면서도 자기 전 이불 밑에서 눈물 1방울과 불.. 어쩌다 어른 나는 어쩌다 어른이 되었다. 왜 어쩌다가 어른이 되었냐면, 그 누구도 어른이 되는 법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어른자리에 있다. 지금도 그렇다. 아무도 어른이 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고 어쩌다 보니 어른이 되는 세상이다. 옛날. 그러니까 조선시대쯤의 옛날. 어른의 모습과 답이 정해져 있던 시절에 좀 더 어른이 되는 게 수월했을 것 같다. (삶이 수월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태어나면 노인이나 손윗형제가 나를 돌보고, 걷기 시작하면 형제와 동네 아이들을 따라다닌다. 꼴도 메고, 잡초도 뽑고 새참도 나르다가 동생도 돌본다. 자연스럽게 내가 할 일을 배우고, 마을의 손위 사람들을 보고 어른의 모습을 받아들인다. 생로병사와 삶이 집과 마을에서 이루어진다. 지금은 조금 어렵다. 출생부터가 .. Now And Then https://www.youtube.com/watch?v=Opxhh9Oh3rg 존 레논의 미공개 곡이 2023년 11월 2일 발매되었다. ‘for paul’이라 적힌 존 레논이 남긴 테이프는 음질과 퀄리티가 보장되어 있지 않아 몇 십년간 발매되지 않았었다. AI기술이 정교해진 지금 옛 테이프에서 존 레논의 목소리를 추출해 트랙을 녹음하고 기타는 죽은 조지 해리슨의 녹음이다. 젊은 존 레논의 목소리, 조금 뒤 조지 해리슨의 기타 80대의 폴 매카트니의 베이스와 목소리, 링고 스타의 드럼이 합쳐져 발매되었다. 뮤비에선 젊은 존 레논의 모습이 잘라 붙어 있다. 폴 작곡, 존 편곡이라니. 비틀즈의 마지막 곡이라는 의미와 함께 존의 화려함과 폴의 담백함이 섞여 가장 비틀즈 다운 곡이 탄생했다. 그리고 원래 가사였.. 이전 1 2 3 4 5 ··· 11 다음